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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대형 M&A 경계론' 확산될 듯

■ STX,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 않기로<br>"STX 도전은 무리" 시장 냉담한 평가에 포기<br>"M&A시장, 실탄풍부 몇개 기업에 의존 형국"



지난주 대우건설 인수 검토 의사를 밝혔던 STX그룹이 22일 신속하게 '불참' 결정을 내렸다. '금호아시아나의 교훈' 등으로 최근 재계는 인수합병(M&A)에 더 없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어렵게 도전 의사를 밝히거나 내부검토를 하던 기업들도 시장의 평가가 냉정하면 여지 없이 돌아선다. 이번 STX의 대우건설 인수 검토와 철회 과정도 이러한 패턴을 잘 보여준다.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대형 M&A 물건의 매각 또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STX 왜 갑자기 포기했나=시장에 STX의 대우건설 인수 참여 소식이 전해진 지난 17일. 일부 업계에서는 STX의 인수의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STX그룹은 조선과 해운에 매출의 90%가 몰려 있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건설ㆍ플랜트ㆍ에너지 등 업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따라서 건설 전 부문에서 역량과 실적을 보유한 대우건설이 시너지 창출에 가장 적합한 매물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재무적인 역량에 대한 논란이었다. 지난해 9월 기준 ㈜STX는 단기차입금 7,256억원과 부채 비율 210%를 기록하고 있다. STX조선해양도 같은 시기 단기차입금 9,482억원과 563.7%의 부채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증시를 비롯한 시장 관계자들은 "STX의 도전은 무리"라는 평가를 내렸다. 지난주 말 STX 계열사들의 주가급락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에 따라 STX그룹은 강덕수 회장이 지난주 금요일 해외출장에서 귀국하자마자 그룹 최고경영자들이 회의를 가졌고 22일 신속히 불참 입장을 정리해 발표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제 한국도 대기업 총수와 이사진의 뜻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이번 STX가 긴급히 의사결정을 내린 것도 시장의 힘이 작용한 결과라고 보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너지 환상' 경계론 확산=전문가들은 최근의 M&A 업계 분위기에 대해 "지난 수년간 몸집 불리기 욕심과 시너지에 대한 환상으로 몇몇 기업들이 무리한 M&A를 시도했고 그 대가가 혹독하다는 인식을 시장이 공유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M&A 시장의 인수자는 매도자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는 만큼 그 만큼의 추가적인 시너지를 창출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쉽지 않다는 교훈을 산업계 및 금융계가 얻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미 충분한 시장 영향력을 확보한 대형 매물인 경우는 추가적인 시너지 창출이 더욱 어렵다. 시장 일각에서는 대형 M&A 물건을 소화할 만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국내 M&A는 산업자본이 주도하되 자금의 상당 부분을 재무적투자자(FI)들이 대는 방식이었고 그 실패 사례가 최근 나오고 있는 것"이라면서 "효성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도전했다 뜻을 접은 사례에서 봤듯 충분한 자기자본을 확보한 몇몇 대기업집단만이 대형 M&A 도전에 따른 시장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 M&A 시장 움츠러들 듯=이 같은 상황에 따라 대형 M&A 물건을 눈앞에 둔 기업들의 행보는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우건설의 경우 현재 산업자본 중 동국제강만이 인수의사를 보이고 있어 매각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닉스 역시 현재로서는 인수에 나서겠다고 밝힌 기업이 없어 과연 매물로 내놓는 게 의미가 있겠냐는 회의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는 포스코가 강한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어 순조롭게 매각 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유일한 대형 매물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하반기에 다시 매물로 나오더라도 현재로서는 포스코 외에 인수 검토 의사를 명확히 밝힌 기업은 없다. 따라서 앞으로 M&A 시장은 현금 흐름이 좋은 포스코ㆍ롯데ㆍGS 등 몇 개 기업집단만 바라보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포스코의 경우 올해 M&A 등을 위한 예비비로 3조원의 실탄을 책정해 뒀고 GS는 최근 GS리테일의 마트 및 백화점을 롯데에 넘겨 그룹 총 보유 현금이 약 4조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현금왕'인 롯데 또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물이면 언제든 인수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삼성과 LGㆍSK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재계 순위 상위에 있는 삼성ㆍLGㆍSK 등은 여론 등의 이유로 대형 M&A 매물에서 한발짝 물러나 있었다"면서 "이들이 참여해야 진정한 M&A 시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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