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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현대 VS 삼성카드 결국 법정으로 가나

●삼성카드4, 현대 제로카드 표절 논란<br>현대 "실적 상관없이 할인 혜택 유사" 주장에<br>삼성 "비슷한 상품 출시될 수 밖에 없어" 일축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


비은행계 카드사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또다시 충돌했다. 지난해 말 두 카드사의 '숫자카드 싸움'에 이어 최근에는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의 발단은 삼성카드가 최근 출시한 '삼성카드4'. 현대카드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제로(0)카드'의 핵심 콘셉트를 삼성카드가 표절했다며 발끈하고 있다. 급기야 법무팀을 동원, 법률 대응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싸움이 법정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삼성카드는 "일부 서비스가 유사하다고 해서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간 공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 정말 표절했나=현대카드가 지난해 11월 '제로카드'를 출시했을 때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들은 "뒤통수를 한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신용카드의 부가혜택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월 실적이나 할인 횟수, 한도 등 소비자들이 고려해야 할 조건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반면 제로카드는 이러한 제약 조건을 폐지, 무조건 0.7% 할인 혜택을 들고나오며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와 함께 단숨에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삼성카드가 최근 출시한 '삼성카드4' 역시 전월 실적 등에 상관없이 할인(0.7%) 혜택과 2~3개월 무이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제로카드와 유사하다. 현대카드가 표절을 주장하고 있는 대목이다.

삼성카드는 이에 대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해도 금융 당국의 상품승인을 거치는 과정에서 대부분 걸러지기 때문에 비슷한 서비스를 탑재한 상품이 출시될 수밖에 없다"며 표절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나 현대카드의 입장은 다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상품승인 과정에서 검토하는 것은 혜택의 폭과 수준(수익성)이지 핵심 콘셉트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현대카드의 실제 소송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지적재산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터라 현재까지 관련 특허소송이 제기된 적도 없었기 때문. 현대카드는 "적용할 수 있는 모든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소송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해묵은 갈등=여신금융업계에서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표절 논쟁이 양사의 해묵은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다.

현대카드가 지난 2004년 삼성카드와 비교 광고를 내놓았을 때 삼성카드가 발끈한 적이 있다. 당시 삼성카드는 "이제 갓 출범한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이 미미한데 삼성카드와 비교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며 광고 자제를 요구하는 공문을 현대카드 측에 전달했다. 또 현대카드가 최상위고객(VVIP)층을 겨냥해 2005년 블랙카드를 출시하자 삼성카드도 2009년 '라움카드'를 출시하며 맞불을 놓았다.

지난해에는 비슷한 시기에 현대카드 '제로카드'와 삼성카드의 '숫자시리즈' 카드가 출시되자 숫자 카드 원조를 놓고 양측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삼성카드는 숫자 마케팅으로 대규모 판촉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현대카드가 '김 빼기' 차원에서 선수를 쳤다고 주장한 반면 현대카드는 알파벳ㆍ색깔ㆍ숫자 등을 이용해 오래 전부터 확실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해왔다고 맞섰다.

결국 양측의 해묵은 갈등이 이번에 표절 논란과 법정 공방 위기로까지 확산됐다는 게 여신업계의 분석이다. 시중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카드업계가 카드수수료법 개정안과 체크카드를 앞세운 은행계 카드사들의 공격적 영업확대 등으로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고 전제하며 "업계 선두 기업들의 자존심 대결보다는 건전한 경쟁으로 카드업계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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