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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가 젊어진다

생산직 근무여건 좋고 업계 호황에 '인기'<br>젊은층 입사 지원 폭증에 학력도 높아져



올들어 사상 최대의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요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도크 곳곳에서 작업복을 입고 분주히 오가는 젊은 근로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입사한지 1~2년에 불과한 20대 중반의 기능직 사원들이다. 지난해말 어렵사리 입사했다는 정희찬(26)씨는 “어릴 때부터 배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면서 “일은 힘들어도 내 손으로 만든 배가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들으니 보람을 느낀다”고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조선소가 다시 젊어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기름때가 좋다’며 도크로 몰려들고 있는데다 조선업체도 호황을 타고 신입사원 채용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 문제로 골치를 썩던 조선업계의 생산현장도 이처럼 젊은 피가 수혈되면서 눈에 띄게 활기를 되찾고 있다. 조용수 현대중공업 문화홍보팀장은 “용접분야를 비롯해 조선소의 생산직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 현장도 갈수록 젊어지고 있다”며 “주변에서 어떻게 해야 조선업체에 취직할 수 있냐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 조선소의 경우 일찍부터 고용이 보장된 만큼 지원자가 많긴 했지만 최근 입사 경쟁률을 살펴보면 실로 폭발적인 수준이다. 훈련소 입소경쟁까지 감안하면 예년에 5대1 정도에 머무르던 경쟁률이 최고 40~50대1을 넘어선다는 게 조선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이달초 기술연수생을 모집한 현대중공업의 경우 405명 모집에 무려 8,4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경쟁률이 20대1을 훌쩍 넘었다. 회사측은 이처럼 응시자가 폭증하자 당초 계획보다 선발인력을 크게 늘려잡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작년까지 기술교육원 경쟁률이 평균 5대1 정도였는데 이번 모집 경쟁은 엄청난 수준”이라며 “생산직 근무여건이 좋은데다 조선업이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원자도 대거 몰리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보니 생산직 지원자들의 학력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대중 기술교육원 응시생 중 60%가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갖추고 있으며 한번 시험이라도 볼 수 없냐는 정규대학 졸업자의 문의까지 심심찮게 들어오고 있다. 올들어 492명(192명은 채용중)을 뽑은 대우조선해양 직원훈련소의 경우 한꺼번에 4,000여명이 응시해 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연수생 2,200명을 뽑아 이중 400명 가량을 생산직으로 채용할 계획인데, 훈련소 입소까지 감안하면 경쟁률은 무려 44대1에 육박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2월 70명을 뽑는 생산직 채용에 1,8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젊은층이 대거 조선소로 몰려들고 정년퇴직자가 늘어나면서 조선업계의 현안이었던 생산직 노령화 문제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생산직 평균연령이 지난 2006년 36세에서 작년에 35세로 떨어지는 등 이미 젊은 조선소로 변신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42세를 정점으로 연령대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37명에 머물렀던 정년퇴직자가 오는 2010년 1,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조선업계의 현장 생산직은 해를 거듭할수록 젊어질 수 밖에 없다”며 “생산성 문제에 시달리던 업계의 고민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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