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4분기 어닝쇼크로 맥을 못추던 화학주들이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업황이 3ㆍ4분기 바닥을 지나 4ㆍ4분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유가를 비롯한 국제상품 가격의 안정으로 원가 리스크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화학제품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화학업종지수는 전날보다 1.43%(58.72포인트) 오른 4,171.0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2일 이후 250포인트 넘게 떨어졌던 화학업종지수는 30일 27포인트 오른 데 이어 이날에도 50포인트 넘게 상승하면서 강한 반등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개별종목들도 모처럼 기지개를 켰다. 화학업종 대장주인 LG화학은 4.08%(1만2,000원)오른 30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9월7일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3일째 강세다. 호남석유도 1.13% 오른 22만3,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밖에 제일모직(2.98%)과 코오롱인더스트리(2.78%), 금호석유(0.47%) 등도 상승행진에 동참했다.
이처럼 화학업종에 대한 매수심리가 최근 들어 살아나는 것은 업황이 3ㆍ4분기 바닥을 거쳐 4ㆍ4분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7개 화학종목 가운데 3ㆍ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9곳에 달한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호남석유와 금호석유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49.8%, 79.3% 감소했다. 반면 4ㆍ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16곳에 달했다. LG화학은 지난해보다 8.59% 늘어난 5,4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호남석유는 10.3% 늘어난 1,704억원,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7.4% 늘어난 9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호석유는 51.6% 증가한 918억원으로 전망됐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화학주들이 3ㆍ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투자자들에게는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화학주들에 대한 저가 매수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기저효과가 부각되면서 당분간 화학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4ㆍ4분기 실적개선 전망 외에 유가 등 대외변수 리스크가 줄어드는 점도 화학업종에는 긍정적이다.
오승규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4ㆍ4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이기는 하지만 대내외 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있고 특히 11월부터 휴가시즌에 돌입하면서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화학 제품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며 "단기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실적 개선폭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유가를 비롯한 국제상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이 지난 9월 말 이후 배럴당 90달러를 밑돌고 있다"며 "유가가 당분간 안정세를 띨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화학주들의 원재료 가격 상승에 큰 압력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