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전격 합병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이번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그룹의 지배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한지이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오늘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선언했습니다.
합병은 제일모직 1주 대 삼성물산 0.35주의 비율로 삼성물산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사명은 삼성물산으로 결정됐습니다.
현재의 제일모직은 1950년대 출범한 제일모직과 1963년 출범한 부동산과 테마파크업체 삼성에버랜드가 합병해 출범한 기업입니다.
삼성생명 지분 19.34%를 보유하고 있고, 많은 그룹 계열사 지분이 있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로 여겨져 왔습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모태 기업으로 1990년대 이전엔 국내 최대 종합상사로 해외영업을 주도했고 지난 1995년 삼성건설과 합병했습니다.
삼성물산 역시 삼성전자를 비롯해 그룹 계열사 지분을 두루 가지고 있어 알짜회사로 평가됩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9월1일자로 합병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윤주화 사장 / 제일모직
이번 합병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의식주와 레저 그리고 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삼성그룹 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 또한 한층 강화됩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지배구조 강화를 목적으로 한 지주회사를 만들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밝힌바 있습니다.
즉 합병을 통해 자신이 실질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작년말 기준으로 이 부회장의 제일모직 지분율은 23.23%. 문제는 이 부회장이 현재 가진 삼성전자 지분이 0.57%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06%를 갖고 있습니다. 제일모직은 삼성생명 지분 19.3%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1%를 갖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 부회장이 지주회사를 설립하지 않고 현재 계열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그룹 승계권 확보를 강화하기 위한 과정이란 평가입니다.
양사의 합병 소식 발표 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는 장중 상한가에 올랐습니다. 서울경제TV 한지이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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