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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소비자보호법 20년 만에 개정]허위광고 땐 광고모델까지 처벌


'초코파이'로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오리온은 지난달 정신이 번쩍 드는 일을 겪었다. 오리온의 감자칩인 '예감'에 트랜스지방 함유량을 잘못 표기해 중국 정부로부터 '허위광고' 혐의로 5만위안의 벌금을 선고 받은 것이다. 당시 오리온뿐만 3,140건의 광고가 허위광고로 적발돼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지만 오리온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툭하면 외자기업을 시범 케이스로 손봐주기로 유명한 곳이 바로 중국시장이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이 개정 '샤오파'에 잔뜩 긴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시장에서 뻣뻣하기로 유명한 애플조차도 중국의 압박에 머리를 숙이고 중국 소비자 보증기간을 연장해준 일도 최근에 있었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개정 샤오파의 발효 초기에 특히 시범케이스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새로운 샤오파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외국 기업들이 가장 염두에 둬야 할 항목은 허위광고와 'AS'에 관한 부분이다.

허위광고의 경우 상품의 가격, 생산지, 생산자, 용도, 성능, 규격, 주요 성분, 제조일시와 유효기간, 서비스 비용 등을 잘못 표기하거나 광고했을 때 해당 기업과 광고모델까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눈에 불을 켜고 제품과 광고의 차이를 찾아내 기업을 고소하고 배상금을 받아내는 사례도 늘어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기존 소비자권익보호법의 틈을 이용해 일부러 '짝퉁'을 잔뜩 구입한 후 판매자에게 보상을 요구한 소비자가 이슈화되면서 '왕하이(王海)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진 바 있다.

제품 AS와 관련된 문제제기 역시 애플뿐만 아니라 HP 등의 글로벌 기업도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또 새로운 샤오파에 따르면 자동차·컴퓨터·TV·냉장고·에어컨·세탁기 등의 내구재나 인테리어 서비스 등은 상품·서비스 제공 후 6개월 이내에 하자가 발견될 경우 기업이 직접 비용과 시간을 들여 하자를 입증해야 한다. 하자를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기업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도 주의할 부분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응도 점점 세심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의 소비자권익보호법 개정에 맞춰 올해 초 고객상담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지난해까지 각 브랜드별로 독자적으로 진행한 상담업무를 모두 총괄해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맡았다. 아모레퍼시픽의 한 관계자는 "관련 법 개정 등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권익이 향상됨에 따라 기업 의무를 다하기 위해 소비자 관련 제도와 운영상황을 재검토했다"며 "이달부터 중국에 진출한 설화수와 라네즈·마몽드 등 전 브랜드 판매사원을 대상으로 중국 전역에서 서비스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성공적인 경영을 위해 고객관리(CRM)를 핵심 전략으로 선정했다. 제품에 대한 사후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가 있으면 즉시 대응하고 주기적으로 해피콜을 걸어 소비자 만족도를 확인하는 식이다. 이랜드의 한 관계자는 "타 글로벌 브랜드보다 오히려 더 강화된 소비자 보호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중국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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