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 불황과 출점 및 영업 규제의 영향으로 지난 상반기까지 3반기 연속 매출 감소를 겪은 대형마트 업계가 위기 돌파를 위해 하반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친다. 매장을 찾지 않는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생활필수품을 대대적으로 할인하고 SPA(패스트패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한편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 PB·PL(자체브랜드) 확대와 해외 직소싱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이마트의 올 상반기 매출은 기존점 기준으로 1.6% 감소했다. 지난 해 상반기(-2.9%)와 하반기(-2.4%)에 이은 3반기 연속 매출 감소로, 이 같은 실적 부진은 1993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월별 매출 분석에서도 5월을 제외하고 모두 역신장했다.
이갑수 이마트 영업총괄부문 대표는 "3반기 연속 매출 부진은 소비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결과"라며 "하반기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내수 활성화를 위한 소비 회복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통상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 매출 비중이 높은데다 바캉스, 추석 등 대형 이벤트가 있어 7월부터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해 소비 심리에 불을 지핀다는 계획이다. 우선 오는 9일까지 삼겹살, 영계, 영양특란, 생수, 기저귀, 화장지, 세탁세제, 식용유, 고추장 등 주요 생필품 1,000여 품목을 선정해 최대 50%까지 저렴하게 선보인다.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롯데마트 역시 생필품 파격 할인행사로 하반기 마케팅의 포문을 열었다. 롯데마트는 오는 16일까지 전점에서 3,000여개 품목에 대해 '통큰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남창희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통큰세일은 내수경기 활성화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며, "농가를 돕고, 물가 안정에도 기여하는 등 생산자, 유통업체, 소비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마트는 집객 증대를 위해 가격이 저렴한 PB·PL, 해외 직소싱 상품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형마트발 '탄산수 전쟁'이다. 시장 규모가 5년 만에 5배로 급성장한 탄산수 붐에 동참하기 위해 이마트가 시중가 대비 40% 정도 저렴한 PL 탄산수를 출시하자 홈플러스가 탄산수의 대명사인 '페리에' 80만병을 프랑스에서 직접 대량 공수해 한 병당 990원이라는 파격가에 내놓는 맞불 작전에 나선 것. 업체들은 농수축산물부터 분유, 와인, 홍삼, 비타민 등에 이르기까지 반값 자체 상품들이 소비자유인에 효과있다며 가격 거품을 뺄 수 있는 상품을 추가적으로 찾고 있다.
SPA 브랜드 확대 및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체 SPA 브랜드 데이즈의 상품군을 일상복 뿐만 아니라 골프복, 기능성 소재 의류로까지 확대했고, 홈플러스는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탑텐, 오렌지팩톨, 슈스파 등 입점 SPA 브랜드의 고객 유인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되자 이달 들어서는 이랜드의 스파오와 미쏘와도 손을 잡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점포별 매출 분석 결과 SPA 브랜드 입점이 기존 임대 및 직영 매장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형마트의 특성을 반영해 일반 SPA 매장보다 키즈 상품 매대를 확대하는 등 고객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