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만기일 주가급락으로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펀드환매까지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옵션만기에 따른 쇼크가 펀드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은 낮지만, 지수상승에 대한 부담감에다 금리인상, 금융시장 규제 등 내외변수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어 일부 투자자들의 경우 차익실현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의 주요 판매사인 하나대투증권과 현대증권에는 지난 11일 옵션쇼크 직후 환매가 집중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와이즈에셋이 하나대투증권을 통해 판매한 펀드 규모는 4,747억원으로 전체 펀드 설정액 가운데 21.37%를 차지하고 있고 현대증권은 4,184억원으로 18.84%에 달한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지난 12일부터 일부 고객의 환매요청이 이어지면서 약 1,000억원이 환매됐다”며 “대부분 머니마켓펀드(MMF)형 CMA 등 단기자금펀드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 데다 운용사가 파산하더라도 고객자산은 보호돼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역시 설정잔액 중 절반 이상이 MMF에 투자된 상태로, ▦12일 550억원 ▦15일(오후 3시 기준) 410억원이 각각 환매됐다. 다만 법인용MMF의 경우 와이즈에셋운용 측이 환매를 연기한 상태다. 일시에 대규모 법인 환매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6주 이내 수익자총회를 열어 환매일을 따로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선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의 환매사태가 펀드업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옵션쇼크 이후 주가가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고, 불투명한 대외변수에 불안감을 느낀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은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8일째 순유출이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서만 1조5,592억원(11일 기준)이 빠져나갔다. 펀드환매에 내몰린 투신업계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6,508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일반적인 펀드운용방식도 아니었고, 내부 리스크에 문제가 있는 특수한 경우라 일반화시킬 수 없다”며 “심리적으로 펀드환매를 고민할 수는 있겠지만,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운용사와 중소형 운용사 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부 자문사의 경우 이번 옵션쇼크로 100억원 가량 손해 봤다는 루머가 돌면서 최근 각광 받았던 자문업계도 리스크 관리능력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 운용사들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파생 위주로 운용되는 상품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상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더러 나온다”며 “반면 대형 운용사들은 헤지 혹은 일부 자금 투자를 통한 추가 수익 수단으로만 활용할 뿐 사모펀드라고 해도 파생 위주의 상품은 자체 리스크 관리팀에서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사들이 운용사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보다 철저하게 검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판매사들이 운용사들의 사전사후 리스크 관리 능력이나 전산시스템 등 인프라는 물론 운용전략, 특히 파생전략을 집중 점검하며 리스크 관리 시스템 평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형 운용사들의 경우 판매망 확보에 다소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