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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가 보험사를 자주 옮겨다니는 '철새 보험설계사(FP)' 때문에 고객의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40년 동안 단 한곳의 보험사에서만 영업해온 '텃새 설계사'가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화생명에서 40년 동안 FP로 활동한 김유수(79)씨.
김 FP는 2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8명의 동료 FP와 함께 35년 이상 장기근속한 FP에게 수여하는 감사패와 부상을 받았다. 이번 시상은 한화생명 역사상 최초로 시행됐다.
이날 감사패를 받은 FP 중에서는 강남지역단 도곡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FP가 단연 돋보인다. 그는 지난 1973년 생활설계사 일을 시작한 후 40년 동안 한화생명에서만 보험영업을 펼쳤다. 내년에 팔순을 맞이하는 김 FP는 젊음의 거리 강남에서 당당히 FP로의 삶을 살고 있다. 채 50세가 못 돼 명예퇴직하는 게 일상이 돼버린 시대에 젊은 계층의 모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
김 FP가 지금까지 체결한 보험계약은 2,000건이 넘는다. 이 계약들이 만기가 되고 손자ㆍ손녀에 이어 증손자ㆍ증손녀까지 4대째 보험에 가입하고, 보험금이 지급된 사례 등이 수백 건에 달해 한화생명의 '산 역사'가 되고 있다. 올해만 해도 매월 3건 이상의 신계약을 유치하고 있다.
기록도 숱하다. 한화생명이 연도상 시상식을 시작한 1985년부터 1991년까지 7년 연속 수상한 데 이어 지금까지 본상 이상 수상한 것만 해도 총 14회에 이른다. 주된 활동 무대는 동대문시장ㆍ남대문시장이다.
김 FP는 "설계사로 시작한 나이가 40세로 늦은 나이였는데 이 길을 택한 것을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며 "설계사는 나이에 관계없이 일한 만큼 결과를 얻는 가장 진실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수상자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지켜온 소중한 전통과 경험은 새 출발하는 한화생명의 가장 큰 자산이자 기회"라며 "앞으로도 후배 FP들이 한화생명 도약을 견인하게끔 잘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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