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AG의 현대엘리베이터 경영 참여 선언 이후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이 외국계 회사의 독무대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99년 LG산전과 현대엘리베이터ㆍ동양에레베이터 등 3개 국내 토종 승강기업체 중심에서 오티스와 미츠비시ㆍ쉰들러ㆍ동양티센 등 외국계 회사 위주의 시장 확대가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활동중인 엘리베이터 회사들은 전 직원들을 상대로 신고와 포상제를 실시하면서 치열한 영업전쟁을 치르기 위해 나섰다. 31일 엘리베이터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말 기준 외국계 엘리베이터 회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8%에 달하는 반면 국내 토종사의 점유율은 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오티스가 44%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가 22%로 2위, 동양티센그룹이 21%, 미츠비스와 쉰들러ㆍ꼬네 등 5개사의 점유율이 13%를 기록했다. 이 같은 외국계 회사의 시장 점유율 확대는 과거 국내 토종인 LG산전과 동양에레베이터 등이 엘리베이터 부분을 외국계 회사에 매각한 결과물이다. 여기에 미츠비스와 도시바 등이 2001년부터 한국시장에 진입했으며, 지난 2003년 쉰들러가 중앙엘리베이터를 인수하면서 가속화됐다. 외국사들이 이처럼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신규 설치 대수 기준으로 연간 2만5,000에 달해 유럽이나 미주에 비해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본사의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고속 엘리베이터 시장과 초고층 건물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세를 펼치는 데 수월한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엘리베이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회사들이 규모의 경제에 힘입은 기술력과 기술 투자 등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며 “현대엘리베이터 등 국내 토종 업체의 과감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엘리베이터 업체들은 현재 시장에서 공개적으로 발주되는 물량 외에 추가적인 수주를 따내기 위해 치열한 수주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의무적으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하는 5층 이상 건물을 대상으로 직원들에게 특별 포상제까지 도입하는 등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