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신라호텔 갯장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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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피리얼 팰리스 불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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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레니엄 힐튼 삼계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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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삼복더위엔 누구나 지치게 마련이다.
그래서 한국 사람은 예부터 여름철이면 개장국이나 삼계탕을 먹고 더위를 이겨냈지만, 요즘 들어서는 보양식의 트렌드가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특히 20~30대 신세대들의 경우 보신탕이나 삼계탕 대신 일본, 중국 등 외국의 보양식 메뉴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또한 한식 중에서는 꼬리곰탕 등을 삼계탕 대신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올해 개고기와 닭고기의 수입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소식은 이 같은 트렌드를 입증한다.
여름철에 단백질과 무기질 등이 듬뿍 들어간 영양식을 찾는 식문화는 한국, 중국, 일본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보양 메뉴와 함께 한국 전통 보양식 중 특색있는 것들을 알아보자.
■일본 보양식의 대표는 장어
검은 색 음식이 스태미너에 좋다고 믿는 일본에서 최고로 생각하는 보양메뉴는 장어다. 고단백인데다 비타민A가 일반 생선보다 100배 정도 많으며, 특히 남성들의 성생활에 특효를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의 복날에 해당하는 ‘토왕일’(土王日)에는 아침부터 장어 음식점 앞에 길게 줄을 설 정도. 주로 간장 소스를 발라 구워먹거나 구운 장어를 밥에 올려 덮밥을 만들어 먹는다.
서울 시내 특급 호텔들은 매년 여름철 장어 메뉴를 앞다퉈 선보인다. 올해는 서울신라호텔 일식당이 8월 31일까지 장어를 중심으로 한 보양식 특선 행사를 열며, 그랜드힐튼호텔 일식당도 8월 한 달 간 장어 요리 특선 행사를 연다.
서울프라자호텔은 중식당에서, 웨스틴조선호텔은 뷔페식당에서도 장어 메뉴를 선보인다.
■스님도 담을 뛰어넘는 ‘불도장’
‘하늘아래 못 먹는 게 없다’는 중국은 보양식의 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에 등장하는 보양식 메뉴만도 수천 가지는 족히 되며, 각종 설화에 등장하는 보양식은 이루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다.
하(夏) 나라의 폭군 걸왕은 애첩 매희를 만족시키기 위해 곰 발바닥 요리를 먹었고, 허리가 가는 여인을 유난히 좋아했다는 초나라 장왕은 각종 동물을 잡자마자 간을 빼서 날로 먹었다고 전해진다. 진시황이 아방궁 생활을 위해 먹은 보양식은 밤(栗)죽. 덩샤오핑은 생전에 동충하초와 오리로 만든 ‘충조 전압탕’으로 체력을 다졌다고 전해진다.
중국 보양식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메뉴는 ‘불도장’(佛跳墻)이다. 청나라 때 개발된 요리로, 잉어부레 사슴힘줄 동충하초 상어지느러미 해삼 전복 각종 한약재 등을 항아리에 넣고 5~6시간 끓여낸 요리다. 불도장이라는 이름은 ‘냄새를 맡으면 참선하는 승려조차도 절 담장을 뛰어넘는다’는 뜻이다.
홍콩과 중국 광저우 등지에서는 ‘거지의 닭’(beggar’s chicken)이 여름철에 인기를 끈다. 송(宋)나라 말기 큰 세력을 형성했던 거지떼가 개발한 요리인데, 거지들이 민가에서 닭을 훔쳐 연(蓮)잎에 싼 뒤 진흙을 발라 구워먹은 데서 유래했다. 지방을 제거한 최고의 고단백 요리였던 것이다.
중국에서는 자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보양식이다.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 B, 지방산, 미네랄 등을 풍부하게 함유한 강강제로 널리 알려진 자라는 중국 황실에서 유래된 건강식이다.
지네와 닭을 함께 끓인 요리도 유명하다. 지네는 10리 밖에서도 닭뼈 냄새를 맡으면 한걸음에 달려오며, 갓 태어난 병아리조차도 지네를 보면 목숨을 걸고 싸워 잡아먹는다고 알려졌다. 지네와 닭을 함께 끓인 요리는 이러한 원초적인 사생결단의 에너지를 먹는다는 개념을 담고 있다.
중국의 보양식 메뉴 중 불도장은 한 여름 서울에서도 쉽게 맛 볼 수 있다. 임피리얼 팰리스호텔 중식당은 8월 31일까지 불도장 세트 요리를 선보이며 밀레니엄서울힐튼 1층 뷔페 식당에서도 8월 한 달 간 불도장을 메뉴에 추가한다.
JW메리어트 호텔 중식당 만호는 매년 여름 보양 메뉴를 가장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올해는 8월31일까지 샥스핀, 전복, 장어, 인삼, 동충하초, 로얄제리 등의 재료를 이용한 ‘영양식 특선 요리’ 메뉴를 선보인다.
■소꼬리-인삼, 잉어-닭 찰떡 궁합
한식에서는 개고기와 삼계탕을 제외하면 잉어, 전복, 소꼬리 등이 대표적인 보양식 식재료다. 물론 인삼은 사시사철 최고의 보양 약재다. 소꼬리는 인삼과 함께 끓여내면 삼계탕 처럼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낚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름철엔 가족을 위해 잉어를 잡아야 한다. 예부터 잉어 끓인 물은 몸을 보하는 데 최고로 꼽혔다. 잉어를 음식으로 만들 때는 닭과 함께 삶는 게 가장 먹기 좋은데, 이 음식이 바로 ‘용봉탕’(龍鳳湯)이다. 조상들이 잉어를 용으로, 닭을 봉황으로 표현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음식을 귀하게 여겼다는 뜻이다. 지방에 따라 용봉탕에 잉어 대신 자라를 넣기도 한다.
밀레니엄서울 힐튼은 뷔페 식당은 용봉탕, 인삼 꼬리곰탕, 오골계 삼계탕 등을 8월 한 달 간 메뉴에 추가한다. 큰 비용 없이 전통 보양 메뉴의 효과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집에서 만드는 중국식 보양 메뉴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보양식의 대표 메뉴는 삼계탕. 매년 먹는 삼계탕이 질렸다면 올해는 오골계를 이용한 중국식 보양 메뉴를 만들어보자. 오골계 구하기가 어렵다면 일반 닭을 사용해도 좋다. 소화가 잘 되는데다 단백질이 풍부해 기력 회복에 그만이고,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도가니 오골계 찜(沙鍋烏鷄燉牛筋)
▦재료
=오골계 1마리, 도가니 1㎏, 동고버섯 5개, 생강 1쪽, 대파 1쪽, 통마늘 5쪽, 조미료는 굴기름 50g, 진간장 30g, 후추가루 약간, 맛 술 15g, 생수 등.
▦조리법
=오골계는 내장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은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끓인 물에 살짝 데친 다음 찬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 준비한다. 도가니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동고버섯은 불려서 반으로 자른다.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대파와 마늘, 생강을 넣고 잠시 볶아 낸 후 진간장과 맛 술을 넣고 향을 낸 다음 굴기름과 물을 넣고 끓인 다음, 거품을 제거하고 오골계 등 재료를 담아 찜통에 넣고 1시간 정도 쪄낸다.
=대파, 생강, 마늘은 버리고 오골계, 동고버섯, 도가니를 건져낸 다음 전골냄비에 담아 준비한다.
=육수는 망에 거른 후 냄비에 담아 끓이고, 전분을 넣어 약간 걸쭉한 형태의 소스로 만들어 전골냄비에 함께 붓는다. 식사 전 약한 불에 올려 온기를 유지하면서 즐긴다. /조리법 제공=서울신라호텔 중식당 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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