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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해외서 너무 긁는다

1분기 10억弗 돌파 작년 동기비 32%나 급증…외국인 국내 사용액은 급감


내국인이 외국에 나가 신용카드를 쓴 금액이 분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외국에 나가는 여행객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와 쓴 카드 사용액은 급감해 대조를 이뤘다. 이는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인들이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한류 바람이 벌써 식은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5일 내놓은 ‘1ㆍ4분기 신용카드 해외 사용실적’을 보면 지난 1∼3월 거주자의 신용카드(직불카드 포함) 해외 사용금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32.4%나 늘어난 10억4,600만달러에 달했다. 거주자의 신용카드 해외 사용실적은 2004년 1ㆍ4분기 6억1,900만달러를 기록한 후 9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돈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징표 가운데 하나다. 해외 사용액 급증은 지난해 달러당 1,000원을 넘던 원ㆍ달러 환율이 올 1ㆍ4분기에는 977원50전까지 급락하면서 해외로 나가는 부담을 한층 덜게 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 통계에서 1ㆍ4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는 275만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7.2%나 늘어 같은 기간 140만명에 그친 외국인 입국자 수의 2배 수준에 달했다. 1인당 신용카드 해외 사용금액도 656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8.3% 늘어 외국에서의 씀씀이가 그만큼 헤퍼졌음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해외소비 급증→국내 서비스업 둔화→일자리 감소’라는 좋지 않은 순환 곡선이 고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1ㆍ4분기 비거주자의 신용카드 국내 사용금액은 5억1,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9% 줄었다. 카드 이용자 수도 131만명으로 11.6% 감소했다. 볼거리가 그리 많지 않는 터에 원화 가치마저 올라갔으니 관광객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지난해 1ㆍ4분기 147만명이던 외국인 입국자 수는 올해 같은 기간 140만명으로 4.3% 줄었고, 특히 일본인 방한객은 14.3%나 감소했다. 원화 가치가 높다 보니 비거주자 한 사람이 국내에 들어와 쓴 신용카드 사용액도 396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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