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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14] 손성원, "창조경제는 세대 간 분업 방식 10~20년 내다보고 정책 세워야"

아이켄그린, "중국 추격 너무 두려워 말고 적당한 긴장감 가져야 성장 도움"

19세기까지 후진국에 불과했던 독일은 유럽의 경제 강국으로 부상했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이를 가능하게 한 원천 가운데 하나로 '세대 간 분업(Division of labour)'을 꼽는다. 1980년대 학번이 진행하다 완성하지 못한 업무를 1990년대 학번이 뒤를 이어 매듭 짓는 식이다.

배리 아이켄그린 미국 UC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와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석좌교수 역시 대담에서 '세대 간 분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역대 정부가 쇼터미즘(단기실적주의·short-termism) 차원에서 거대정책들을 꺼내놓곤 했는데 한국경제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창조경제'를 경제정책의 핵심 어젠다 중 하나로 꺼낸 것에 대해서는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창조경제의 성과를 2~3년 안에 내겠다는 접근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다음 세대를 고려해 창조경제를 제시한 것은 옳은 방향"이라면서 "창조경제의 성과는 2~3년 안에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닌 만큼 10~20년 앞을 내다보면서 정책을 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뿐만 아니라 다음 정부까지 세대 간 분업을 통해 '창조경제'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경제 체질을 바꾸고 경제성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회복의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저성장이 장기화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한 여러 진단도 내놨다.



손 교수는 먼저 "가계부채와 세월호 참사 등의 여파로 한국경제가 2·4분기부터 빠른 회복을 예상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저성장의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저성장 흐름에서 '생산성'의 방향을 '양적생산'에서 '질적생산'으로 옮겨 성장동력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손 교수가 꼽은 세 가지 키워드는 서비스와 여성인력, 중소기업이다. 손 교수는 "해외로 나가 금융 서비스 수수료 시장에서 여타 기업과 경쟁하는 등 금융 서비스 시장에서도 대내외적으로 활동하는 삼성과 같은 대표 기업이 필요하다"며 금융 서비스 부문에 방점을 찍었다. 이어 그는 "원화강세로 수출로 먹고사는 작은 기업들의 고통이 크다"며 "중소기업 투자촉진과 규제혁파 등을 정부가 보다 세심하게 살펴 질적성장의 동인으로 삼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한국정부가 어떻게 (경제를) 부흥시킬 것이냐가 중요하지만 걱정되는 부분"이라면서 "소매업·도매업·의료산업·교육 등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 키가 되지 않겠냐. 서비스 산업은 고용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강조할 수밖에 없는 부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일본 등의 대외경제 상황에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더 의연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 본연의 경제정책 행보를 꾸준히 갖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에 대한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일본보다 먼저 찾아내 (일부에서는 일본을) 제쳤다. 그래서인지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항상 있는 것 같다"면서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stay worried)도 (성장을 해나가는)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가 경제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도 봤다. 손 교수는 "세월호 참사의 치유를 잘못할 경우 (경제에 부정적인) 후유증은 오래 갈 것"이라면서 "(부작용이)길어지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9·11테러가 발생한 2001년 3·4분기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당시 9월 소비는 1.7% 줄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테러의 후유증을 줄이고 적극적인 부양책에 나서면서 테러 3개월째부터는 소비가 회복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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