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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 아버지·이복누이 앞세워 쿠데타… 미증유의 혼란 오나

[롯데 장자의 난… 신격호 퇴진] <상> 롯데그룹 무슨 일 있었길래

신격호 뜻 오리무중·형제간 지분도 엇비슷

신영자까지 가세 '경우의 수' 더 복잡해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지난해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을 찾아 진행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서울경제DB

'점잖고 보수적.'

그동안 롯데 일가에 대한 재계의 평가였다. 롯데는 재계 5위의 위상과 규모에도 불구하고 잡음이 적은 기업으로 꼽혔다. 롯데 일가는 좀처럼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다. 롯데 일가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재계 인사들도 공통적으로 "젠틀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라는 평가를 내린다.

이 같은 롯데 일가에도 결국 파문이 일고 말았다. 그것도 그룹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아버지까지 의사결정이 힘든 상황이 결부된 최악의 과정이 연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진의가 불확실하고 이번 경영권 사태에 친족들이 대거 결부돼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한국·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승계하며 그룹의 후계자로서 전면에 나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앞으로도 갈등을 빚을 여지가 충분한 상황에서 신 총괄회장이 또다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것에 대해 형제와 친족들이 진정으로 승복할 수 있을지 등 롯데그룹 안팎이 미증유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됐다.

신 전 부회장의 이번 '쿠데타' 과정에서 가장 오리무중인 대목은 신 총괄회장의 의도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직접 신 전 부회장을 일본 롯데의 각종 직책에서 해임했지만 지난 27일 일본 롯데홀딩스에서는 반대로 신 회장을 끌어내리려 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 측에서는 "몸이 불편한 신 총괄회장을 신 전 부회장 등이 억지로 모셔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기 위해 오래전부터 한일 롯데의 실질적 지주사인 광윤사 주주들을 움직였고 이를 뒤늦게 안 신 총괄회장이 대로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과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 신 전 부회장의 편에 선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 이사장은 신 총괄회장이 각별히 아끼는 장녀이며 신 구단주 직무대행은 신 총괄회장의 5촌 조카로 신 총괄회장의 '가신'으로 꼽히며 롯데그룹의 성장 과정에서 적잖이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롯데제과, 롯데쇼핑 사장 등을 지낸 후 2005년 롯데자이언츠 구단주를 맡으며 실질적으로 경영에서 손을 뗐다.

특히 신 이사장의 경우 실제로 경영권 분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만한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제과의 경우 신 이사장이 3만5,873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2.52%다. 신 총괄회장(6.83%)이나 신 회장(5.34%)에는 못 미치지만 신 전 부회장(3.95%)과 합치면 적잖은 규모다. 롯데쇼핑·롯데닷컴·롯데칠성음료·롯데정보통신에서 신 이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0.74%, 2.66%, 1.3%, 3.51%다. 그는 롯데 오너 일가로서는 유일하게 대홍기획의 지분 6.24%를 갖고 있으며 롯데복지장학재단도 롯데제과(8.69%), 롯데칠성음료(6.28%), 롯데푸드(4.1%) 등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신 총괄회장의 행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광윤사의 지분 3%를 형제 중 한 명에게 넘길 가능성이 높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 29%씩을 갖고 있으며 12%의 지분을 보유한 '우리사주'가 현재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과 이 세력이 어느 편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27% 갖고 있고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호텔 지분의 19%를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 회장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미지수다. 한국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이 양국 롯데를 책임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이번주 내내 일본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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