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모니터링·불만 제안등 단순한 활동 벗어나<br>쇼핑호스트 선발·신제품 판매여부 결정까지<br>"온라인 시대로 급변따라 소비자의 힘 갈수록 위력"
| 네티즌들이 참여하는 쇼핑호스트 선발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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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상품 판매여부를 결정짓는 주부 고객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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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참여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고객모니터링이나 불만 제안, 또는 단발성 이벤트에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넘어 최근엔 소비자가 직접 영업활동, 마케팅 등 기업의 경영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쇼핑호스트를 직접 뽑고, 신상품 판매 여부를 결정짓고, 제품 홍보를 맡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특히 온라인 시대로 빠르게 변화하고 소비자 권력이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채용.조직문화 개선도 책임진다
GS홈쇼핑은 최근 쇼핑호스트를 고객이 직접 뽑게 하는 ‘일대 사건’을 벌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쇼핑호스트 선발대회에서 2차 관문을 통과한 28명의 지원자들이 만든 홈쇼핑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려 네티즌들이 직접 평가하고 투표를 하게 한 것.
GS홈쇼핑 관계자는 “쇼핑호스트 선발의 여러 기준 중 제 1 기준은 네티즌의 평가”라며 “현재 5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채용외에도 직원 친절, 서비스 개선 등 조직문화 진단에도 고객 참여가 활발하다. 홈플러스는 이달초 직원 친절교육을 실시하는 ‘친절사관학교’를 설립하면서 주 고객인 주부들을 고객자문이사로 위촉해 서비스 품질을 점검하게 하고 있다. 무늬만 자문이사가 아니라 명함 및 활동비를 지급하며, 고객서비스센터 내 점장실을 사용하게 하는 등 실제 직장의 이사와 같은 대우를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매달 우수고객 10명을 사외이사로 위촉해 매장, 판촉, 고객, 시설 등 백화점 전반에 대한 의견을 듣고 제도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화장실 1회용 커버 설치, 판매직원의 적절한 친절, 직원만족도 개선 등 3월말 요구사항이 지난달 모두 개선됐다.
◇신상품 판매 여부를 결정짓다
소비자들은 상품 출시에도 깊이 관여한다. 단순히 출시 이전 모니터링 단계가 아니라 개발단계부터 판매 여부까지 결정짓는 ‘본부장급’수준이다.
GS홈쇼핑은 신상품 방영에 앞서 항상 매주 4회에 걸친 ‘소비자 비밀 미팅’을 갖는다. 매번 고객 15명을 무작위로 선정, 시내 모처에서 방송할 상품에 대한 의견을 구한다. 고객이 누군지 장소가 어디인지 철저히 비밀로 붙여지며, 상품 선정에 고객 의견이 최우선적으로 반영된다.
롯데마트는 PB(자체브랜드) 상품개발과 판매과정 모두에서 소비자를 참여시키고 있다. 우선 PB개발시 식품의 경우 샘플 상품을 20여명의 소비자에게 미리 시식하게 하고 평가표를 작성, 이 결과를 반영해 최종적으로 PB상품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면 PB상품 재개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어 판매에 들어간 이후에는 고객에게 상품을 보내 일정기간 사용케 하고, 이를 평가ㆍ분석해 상품개발에 피드백한다.
◇기업의 얼굴이 되다
기업 이미지와 상품 홍보에도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인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옥션은 최근 길거리 등 생활 속에서 걸어 다니는 광고매체로 활용할 100명의 일반인을 모집했다. 소비자가 직접 매체가 돼 자신의 신체 중 일부를 광고매체로 활용하거나 야외 퍼포먼스 활동 등으로 기업을 홍보하려는 신개념의 광고 활동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이 참여하는 ‘패셔니스타’를 진행중이다. 홈페이지에 패션 스타일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로 코디할 수 있는 스타일을 설명해주고 이를 자연스럽게 구매로 연결시킨다는 복안이다. 신세계는 또 최근 본점과 영등포점에서 브랜드 단골 고객을 모델로 참여시킨 패션쇼를 진행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롯데닷컴은 영플라자 매장에서 의류를 구매한 뒤 이 상품을 입고 자신을 뽐내는 동영상으로 모델을 선발하는 영플걸 선발대회를 열고, 이들을 자사 패션쇼와 온오프라인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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