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중국의 기업인들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정식 서명 후 처음으로 만나 이마를 맞댔다. 양국 간 무역·관세 장벽이 낮아진 만큼 이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활용해 서로 협력을 강화하자는 게 양국 기업인들의 다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22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난닝(南寧)시에서 중국기업연합회와 '제10차 한중 재계회의'를 열고 한중 FTA에서 양국 간 새로운 상생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23일 밝혔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한중 고위급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회의에서 인사말을 통해 "한중 FTA는 양국 간 협력을 새로운 성장 분야로 확대하고 경제협력 수준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한 아시아 인프라 개발에도 한중 양국이 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며 "양국이 제조업에서 만든 성공 노하우를 인프라 건설로 확대해 아시아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한 "한반도 통일에 대비한 북한 내 인프라 개발이 한중 간 좋은 협력 기회가 될 것"이라며 양국 기업인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한국방문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내년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양국 인적교류 활성화를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박 회장은 "한국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사실상 종식됐으니 안심하고 한국을 많이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성인 중심의 관광객을 청소년 간 교류로 확대하면 미래 세대의 인적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한중 인적교류는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으나 올해는 메르스로 인해 방한 중국인이 30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문화콘텐츠 분야 협력 방안과 관련한 발제자로 나선 박근태 CJ중국본사 대표는 "지금은 한국에서 만든 콘텐츠를 중국에 배급·방영하고 합작 영화를 만들고 합작 드라마를 찍는 단계라면 이제는 합작 콘텐츠를 이용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양국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앞서 CJ는 한국 영화 '수상한그녀'의 중국판을 한중 합작 형식으로 제작해 약 674억원 상당의 박스오피스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중국 측에서 왕중위 중기련 회장, 쉬러장 바오강그룹 회장, 푸청위 중국석유화공 전 회장이 참석했고 한국 측에서는 허 회장, 박 회장, 박근희 삼성사회봉사단 부회장,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박재홍 한화 사장, 인유성 LG디스플레이 부사장 등 주요 기업인들과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이 참여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