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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포동에 사는 전업주부 이모(39)씨는 집안일을 마친 후 항상 컴퓨터를 켠다. 그리고 자신이 올 초에 가입한 '?빛목장'이라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기반의 게임(일명 소셜게임)을 실행한다. 다른 게임처럼 어렵지도 않고 친구를 초대해 밭의 작물을 같이 재배할 수도 있어 거의 매일 즐기는 편이다. 이씨는 "다른 사람과 싸우지 않고 내 밭을 가꾸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친구와 같이 할 수도 있고 자랑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다른 게임보다 낫다"고 말했다. 소셜게임에 여성들이 몰리고 있다. 게임 하면 주로 남성들의 전유물로 생각하지만 소셜게임 만큼은 여성들의 천국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성 이용자수도 벌써 100만명을 웃도는 수준으로 올라서 게임시장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NHN 한게임에 따르면 이 회사의 소셜게임인 '내맘대로 지구(Z9)별'의 총 이용자(58만명) 가운데 62%인 36만명이 여성으로 나타났다. 일반 게임에서 남성 이용자 비중이 60~70%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소셜게임에서의 여성 비중은 매우 높은 것이다. 또 신규 여성 이용자도 월평균 6만명이나 되고 특히 지난달에는 지구별의 순증 이용자수의 대부분을 여성들이 차지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소셜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넥슨의 소셜게임인 '넥슨별'은 전체 이용자의 60%가 여성으로, 게임포털의 평균 비중(40%)을 20%포인트 웃돌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 앱스토어내 있는 소셜게임내 여성 비중도 거의 5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소셜게임이 여성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승부에 집착하거나 폭력적이기 보다는 꾸미기 위주로 구성돼 있어서 여성들의 취향에 맞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친구 등 지인들과 함께 자신의 세상을 가꾸고 남에게 보여줄 수도 있어 여성 친화적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마우스나 키보드를 복잡하게 조작하지 않고 한 두 번의 클릭 만으로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현재 여성 이용자들의 소셜게임 가입자수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소셜게임은 승부에 집착하는 게임적 요소 보다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게임"이라며 "여성들의 게임시장 합류가 이용자 정체를 겪고 있는 업계에 긍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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