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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전문가 부닌의 모차르트 연주

내달 17일 예술의전당 공연


‘쇼팽 곡 해석의 절대 지존(至尊)’ 마법의 피아니스트 스타니슬라프 부닌을 일컫는 수식어다. 지난 2000년 중국계 피아니스트 윤디리가 18살의 나이로 쇼팽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쇼팽 콩쿠르 최연소 우승자의 타이틀을 유지하며 전세계에 쇼팽 바람을 일으켰던 부닌이 이번엔 모차르트 곡을 들고 한국을 찾는다. 쇼팽 전문가로 불리는 부닌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는 게 다소 의외로 여겨질 수 있지만 1985년 19살의 나이에 쇼팽 콩쿠르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에게 기교상으로 연주회 곡목 선정의 장벽이란 있을 수 없다. 레퍼토리 선택은 그야말로 자신 취향일 뿐. 부닌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다섯번째. 그동안 한국 무대에서 주로 쇼팽과 슈베르트, 슈만 등 낭만주의 작곡가들 위주로 연주회를 꾸민 그가 5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서는 독일의 실내악단 바이에른 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3번을 들려준다. 쇼팽 전문가로 여겨지던 부닌이 리사이틀 곡목으로 모차르트 작품을 자주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이후. 92년 유럽의 최대 클래식 축제로 꼽히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7번을 협연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음반사 EMI를 통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2ㆍ13번을 내놨다. 부닌의 추종자들은 악보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자유로운 감성을 좋아한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오른손 선율 템포를 자유 자재로 변형하는 이른바 루바토 기법이 지나치다고 폄하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부닌은 음악에 대한 해석과 표현에 있어서 나의 자유는 매우 강렬하다”며 자신만의 음악 색채를 고집하는 것에 대한 입방아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번 모차르트 협주곡 연주회에서는 모차르트라는 고전주의 거장 작곡가의 음악 재료를 통해 그가 얼마나 자신의 색깔을 잘 드러내느냐에 눈길이 모아진다. 이번 공연에서는 독일의 바이에른 쳄버 오케스트라가 부닌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이 실내악단의 창단자인 울프 클라우제니츠가 맡아, 부닌과 함께 연주하는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3번 외에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2번과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서곡,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 등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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