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의 양대 축인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연말ㆍ연초 인사에 술렁이고 있다. 두 기관의 인사는 청와대의 인사정책 줄기와도 맞물려 있는데다 상층부의 연쇄 인사로도 연결돼 벌써부터 금융가의 관심거리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4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이 이달 중순 새로 발족하는 G20기획단장으로 영전하는 구도가 거론되고 있다. 본인의 의중은 정확하게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학계에서 관직에 들어온 뒤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온데다 G20의 중요성 등을 감안할 때 적임이라는 평가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부위원장이 G20기획단장 외에 몇 군데에서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위원장이 자리를 지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옮긴다면 차관급인 부위원장 자리를 다시 외부 인사로 채울지, 내부에서 승진시킬지도 관심이다. 금융위는 당연히 내부 승진을 원하지만 민간인을 선호해온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감안하면 어느 한 쪽으로 결론짓기 힘든 게 사실. 이 대통령은 최근 공정위원장 인선에서도 예상을 깨고 정호열 성균관대 교수를 발탁했다. 내부 승진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고시 동기(23회)인 권혁세 사무처장과 임승태 상임위원 중에서 올라갈 게 확실하며 이 경우 1급 승진을 놓고 국장급들 간 각축이 예상된다. 여기에 오는 10일 선임 예정인 증권금융 사장 자리에 김영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기용될 경우 금융위는 이래저래 대규모 연쇄 인사가 불가피하다. 한국은행 인사도 시일이 다소 남았지만 벌써부터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핵심은 역시 내년 3월 임기인 이성태 총재의 후임이다. 분위기는 외부 인사 기용이 확실한데 한은 안팎에서는 고려대 총장을 지낸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 내정된 것 아니냐는 촌평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새로운 국제금융질서가 태동하고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금융에 대해 정교하고도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런 점에서 이헌재 전 부총리와 박철 전 부총재 등도 본인의 뜻과 관계없이 거론된다. 총재 인선 직후에는 두 명의 금융통화위원(심훈ㆍ박봉흠)이 임기를 마친다. 이미 전직 고위 관료들이 자리를 엿보고 있다. 여기에 비슷한 시기 송창헌 부총재보와 이광주 부총재보 역시 임기를 맞게 돼 있어 또 한번의 연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