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의 모델포트폴리오(MP)가 꾸준히 시장 대비 우수한 성과를 거두면서 종목 선택에 애를 먹는 투자자에게 좋은 투자 참고서가 되고 있다. 그동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온 주요 증권사는 8월 MP를 통해 자동차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MP는 각 증권사가 매달 자사 리서치 또는 계량분석을 바탕으로 내놓는 일종의 '추천 종목 리스트'로 통상 20~5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12개 증권사가 매월 내놓은 MP를 바탕으로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최근 1년간 코스피가 2.89% 오르는 동안 12개 증권사 MP는 평균 3.6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NH농협증권이 12.23%로 가장 높았고 신영증권(11.76%), HMC투자증권(8.25%), 삼성증권(7.70%), 대신증권(5.73%), 메리츠종금증권(4.41%) 등이 코스피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 후 수익률에서는 지난 2일까지 코스피가 5.30% 빠진 가운데 NH농협증권이 1.89%로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영(-0.65%), HMC(-2.64%), 삼성(-3.50%), 메리츠종금(-3.70%) 등은 모두 마이너스 성과를 냈지만 시장 수익률보다는 좋았다.
뛰어난 성과를 보여온 주요 증권사는 8월 MP에서 자동차 관련주에 러브콜을 보냈다. NH농협증권은 8월 포트폴리오에서 자동차 중심의 경기소비재 투자 비중을 확대했다. 7월 IT(32.0%), 산업재(21.0%), 경기소비재(17.5%) 등의 순으로 구성됐던 MP는 8월 경기소비재 비중을 27.0%로 9.5%포인트나 늘렸다. 산업재는 전월 수준을 유지한 반면 정보기술(IT)은 13.0%포인트 감소한 19.0%로 비중을 줄였다. 개별 종목으로는 현대모비스ㆍ현대글로비스ㆍ한라비스테온공조가 MP 종목에 신규 편입되고 기아차의 MP 내 비중이 전월 5%에서 6%로 늘어나는 등 자동차 관련 종목의 비중 확대가 돋보였다.
7월 외국인 매도로 낙폭이 과했던 만도ㆍ게임빌ㆍ두산ㆍ이마트ㆍLG디스플레이 등에 투자했던 신영증권은 8월에는 주가 변화(하락) 대비 이익 모멘텀이 더 강력하게 개선된 종목 중심으로 MP를 제시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SK하이닉스ㆍ인터플렉스ㆍ에스에프에이ㆍ지디 등 반도체ㆍIT 관련 종목과 현대글로비스ㆍ한라비스테온공조ㆍ기아차ㆍS&T모티브ㆍ현대차ㆍ에스엘 등 자동차 및 부품 관련 종목을 꼽았다. 삼성증권도 현대차 투자 비중을 7월 4.7%에서 8월 6.6%로, 현대모비스를 2.6%에서 4.4%로, 기아차를 2.4%에서 4.3%로 확대했고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8월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을 전망, 경기민감업종의 비중 확대를 제안하면서 자동차 업종의 비중을 전월 대비 2%포인트(총 14%) 늘렸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주가를 견인하는 것은 이익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하반기 영업이익이 각각 22%, 6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분기 이익 개선 지속에 따른 주가 모멘텀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장희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기준으로 자동차와 반도체 업종은 기업이익이 정점을 찍고 소폭 둔화되는 양상"이라며 오히려 MP 내 이들 관련 종목 비중을 축소해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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