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보름만에 위암으로 사망한 고(故) 노충국씨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군에 대한 불신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노씨는 복무 시절 단순 위궤양 진단을 받았다. 여기에 그의 군 진료기록부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MBC ‘PD수첩’은 최근 불거진 군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심층 진단하는 ‘병든 병사, 제대할 때까지 참아라’ 편을 8일 오후 11시 5분 편성한다. 노씨의 사연 뿐 아니라 그간 수면 위로 제대로 떠오르지 못한 ‘제 2의 노충국’씨를 직접 만나 사연을 들어본다. 이와 함께 국방부의 주먹구구식 대책을 점검해 보고 상부에 의해 조직적인 진료기록부 날조 가능성은 없는지 추적해 본다. 국방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군의관 1명당 군인수는 평균 1,000여명. 이 자체도 열악하지만 실제로 군의관들은 보통 하루에 100명이 넘는 환자들을 봐야 한다. 사단급 이하 의무대에는 혈액검사를 할 수 있는 장비조차 갖추고 있지 않은 곳이 태반이다. 제작진은 현역 군인들로부터 직접 군 의료체계의 현실을 들어본다. 훈련 중 발목을 다쳐 병원을 찾은 오 모씨는 군 병원으로부터 “병장 되면 낫는다”며 꾀병환자 취급을 당했다. 그러나 나중에 밝혀진 오 씨의 병명은 희귀병인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초기 치료만 잘 했어도 쉽게 고칠 수 있었지만 지금 오 씨는 제대로 서 있기 조차 힘든 상태로 발에 숟가락만 떨어뜨려도 쇼크로 응급실에 실려가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오 씨 외에도 군에서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뇌종양으로 얼마 전 사망한 고 이송현씨의 경우 발병한 지 4개월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군은 규정상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을 비롯해 고 노충국씨의 사연으로 문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동안 수면위로 떠오르지 못한 수많은 피해자들을 조명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