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올해도 마지막 달에 접어들었다. 한 해 농사를 잘 마무리할 시기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특히 11월 말 기준 코스피가 지난해 말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12월의 성과가 올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월 투자전략을 세울 때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신영증권은 12월 코스피 변동 범위를 1,940~2,040으로 제시했다. 이는 유럽과 미국의 상반된 통화정책에 근거한 코스피 전망치다.
현재 유럽은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긴축정책을 펴야 하는 각국 정부로서는 재정정책으로 경제를 살릴 여유가 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정책만 바라보고 있다. 오는 4일로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양적완화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코스피 상승 재료가 될 수 있다.
최근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양호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 8월 중국 생산과 판매 지표가 매우 부진하게 발표된 이후 중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 나오는 경제지표는 이러한 부정적 예상이 기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주가는 예상 수치와 실제 수치의 차이에 반응한다고 볼 때 예상보다 양호한 중국 경기는 12월 초 코스피 상승의 또 다른 견인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6~17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중반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연준은 통화정책을 변경하기 6개월 전쯤 신호를 미리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준은 상당 기간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2월 통화정책 발표문에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문구가 삽입될 경우 주식 시장에 어느 정도 충격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연말로 가면서 국내 기업이익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의심도 강해질 수 있다. 현재 형성돼 있는 4·4분기 국내 기업이익에 대한 전망치는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높은 수준으로 보이기 때문에 12월 말 4·4분기 실적의 윤곽이 분명해지면 기업이익 전망치는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요약하자면 코스피가 2,030 수준으로 올라설 경우 보수적인 관점에서 차익실현에 나설 것을 추천한다. 또 미국 연말 소비 시즌과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는 정보기술(IT)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고 내수 민감주는 최근 주가 하락이 과도했다는 점에서 IT 업종과 내수 민감주를 연말 추천 업종으로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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