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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는 장사 실리 챙기기 속셈

■ 北 "개성관광 수익사업 직영"<br>관광노하우 축적 백두산등으로 독점확대 예상도<br>양측 갈등 불가피…개성관광 속도조절 가능성<br>일부선 "北개방속도 부담 손빼기 수순" 관측도



북한이 개성관광 수익사업 관리에 나선 것은 일단 금강산에서 쌓은 관광노하우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실리를 챙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마디로 ‘돈 되는 장사인데, 왜 남 좋은 일만 시키느냐’는 얘기다. 이는 북한이 현대그룹에 의존해 온 대북 관광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정책의지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개방속도에 부담을 느껴 본관광을 내심 원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개성관광 합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면담에서 전격 이뤄졌지만 실무진들의 반대에 밀려 손빼기 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어쨌든 현대그룹이 애써 추진해온 남북간의 관광협력사업 전반이 시험대에 섰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이에 대한 정부 대응도 주목된다. ◇현대, 수익축소 불가피=북측 주장대로라면 현대측은 남측 관광객만 모집해 주는 일종의 여행사로 전락하고 관광수익도 크게 줄어드는 ‘껍데기 장사’를 할 수 밖에 없다. 당일 관광으로 관광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개성관광에 목을 메고 있는 현대측으로선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현대아산은 연간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물품 판매나 식당 운영에서 나온다. 때문에 북측이 개성의 물품 판매대나 식당까지 직접 운영할 경우 현대아산의 수익성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북측이 개성시내의 통일관ㆍ영통식당ㆍ자남산여관ㆍ민속식당 등 4개의 식당 운영수익을 독점할 경우 현대아산은 당장 하루 평균 1,000만~1,500만원(관광객 500명 기준) 이상의 수익차질이 예상된다. 북측은 관광요금 19만5,000원(시범관광 기준)중 1인당 관광대가로 155달러(15만원 상당)를 요구하고 있어 사실상 ‘적자관광’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정은 회장이 개성 시범관광 도중 “북측이 1인당 관광대가를 너무 과도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불만을 내비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현 회장은 다만 “(관광대가를) 협상을 통해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할 뿐이다. 또한 개성은 당일 관광이 가능하고 금강산과 달리 북한이 처음부터 기반시설을 어느 정도 갖췄기 때문에 북측의 발언권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 점도 우리에겐 불리한 점이다. ◇북, 관광사업에 자신감 붙었나=북측이 세게 치고 나오는 것은 무엇보다 관광사업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개성관광 협상과정에서 북측이 금강산과 달리 관광수익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커 보이더라”며 “뭔가 변화 기미가 보인다”고 말했다. 금강산관광을 통해 이미 수익성은 검증됐고 관광노하우까지 축척했기 때문에 독자 운영이라는 카드를 내세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북측은 추가 개방할 백두산이나 내금강 등에서도 이 같은 독자경영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이 개성 뿐만 아니라 백두산 등에 대해서도 관광대가 이외의 부대수익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갖고 있는 듯 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부터 실시된 개성 시범관광이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북한의 자신감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개성관광을 주도할 경우 이래저래 북측의 입김이 거세져 논란의 불씨는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양측간 줄다리기 이어질 듯=북측은 최근 개인비리로 물러난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의 복권을 주장하며 관광객 일방 축소, 백두산 관광 협상 거부 등의 카드로 현대그룹측을 압박해왔다. 이에 현대그룹은 마땅한 묘안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그룹측은 이번 제안에도 불구하고 일단 대북 관광사업의 전면 중단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광사업이 중단될 경우 현대아산은 공중 분해되고 북측 역시 고정적인 달러수익이 끊긴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측이 개성 관광수익을 독점하고 현대아산을 남측 관광객 모집만 대행하는 정도로 역할을 축소할 경우 양측간 갈등은 피할 수 없다. 특히 대북관광 사업을 경영차원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려는 성향이 강한 현 회장과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등이 북측과 협상과정에서 개성관광이 실익이 없다고 판단되면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북측이 개성관광 사업전권을 현대그룹이 아닌 제3자에 넘길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북측이 개성 관광 사업권을 제3자에 넘길 경우 기존 약속 번복이라는 남측의 비난여론과 대북관광 보이콧 등의 역풍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자칫 잘못하면 남북관계 전반이 난기류에 휩싸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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