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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상일테크의 정상택 대표는 요즘 하루하루가 신바람이 난다. 최근 선보인 수직밀폐형 축산분뇨 고속발효기 ‘타워 콤포(Tower Compo)’가 연말까지 납품일정을 맞추기도 빠듯할 정도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가 2년여간 20여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축분발효 시스템은 축산농가의 골칫덩어리인 분뇨를 발효시켜 퇴비 등으로 재활용해주는 것으로 일본 제품에 비해서도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대표는 “타워 콤포 출시에 힘입어 올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 증가한 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타워 콤포 단일제품만으로 40억원을 판매해 전체 매출 100억원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화성과 충남 홍성에 각각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상일테크는 축분처리기시장에서 40~50%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국내 1위 업체이다. 하지만 내수시장의 규모가 100억원 수준에 불과해 시장확대에 한계를 느낀 정 대표는 2년 전부터 세계 최대 축산분뇨처리기 시장인 일본을 비롯해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축산분뇨처리기 개발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타워 콤포가 세상에 선보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전체 40여명의 직원 중 연구ㆍ개발(R&D) 인력이 5명에 불과한 영세 중소기업의 특성상 자체적으로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정 대표는 “연매출 40억~50억원 수준의 중소기업에서 2년간 20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한다는 것 자체가 사운을 건 모험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거듭되는 실패 속에 기술개발을 포기하려던 순간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다. 정부차원의 한ㆍ러시아 기술협력사업 지원 기업으로 선정돼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기술협력센터로부터 핵심 기술을 제휴를 받아 제품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가축 사육장에서 나오는 분뇨들을 발효시켜 퇴비 등으로 재활용하는 분뇨 발효기는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 처리 기술이 제품의 차이를 결정한다. 기존 축산분뇨 발효기의 경우 나무를 압축한 우드 팰릿을 채워 넣은 저장탱크에 분뇨 발효시 발생하는 악취를 통과시켜 정화하는 방식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이 방식을 택할 경우 처리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탱크가 차지하는 공간만 165㎡에 달해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는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었다. 반면 상일테크가 노보시비르스크기술협력센터와 기술제휴를 통해 개발에 성공한 타워 콤포는 노보시비르스크기술센터의 플라즈마 기술을 적용한 멀티디스크팬으로 분뇨 발효시 발생하는 악취를 냉각시켜 악취만을 걸러내주는 방식이다. 특히 이 제품의 경우 기존 제품에 비해 축산분뇨처리 시간이 짧고 설치 면적도 5분의1 수준인 30㎡에 불과하다. 정 대표는 “일본 제품에 비해 30%가량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보다 일본 시장에서 반응이 더 뜨겁다”며 “특히 전세계적으로 조류독감이나 돼지인플루엔자 등 가축성전염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산분뇨처리기 등 가축사육장 위생설비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술 개발로 창립 15년만에 세계를 무대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인 상일테크의 정 대표는 “앞으로도 축산분뇨처리기와 관련해 우수한 기술을 지닌 해외 연구소나 기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기술 제휴를 추진해 전세계 축산분뇨처리기 핵심기술의 메카로 거듭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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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기획 : 중소기업진흥공단,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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