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품이 첨단 정보기술(IT)를 만나면서 새로운 장르의 문화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의 캔버스 대신 첨단 모니터가 동원되는가 하면 터치 스크린과 초고속 인터넷망까지 활용하면서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단순히 예술적인 차원을 넘어 향후 해외진출을 포함해 하나의 사업모델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첫 네트워크 미술전시회 열려=초고속인터넷기업인 KT는 오는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트사이드'에서 프랑스(하태임)ㆍ중국(강영길)ㆍ인도(박희섭)ㆍ일본(황호석) 등지에 작가들을 보내 그들이 전송하는 사진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전시하는 '눈으로 그리는 그림' 전을 연다. 해외에 파견된 작가는 현지에서 창작한 작품이나 미술관에 전시된 명작을 KT의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서비스인 '올팟'과 '디지털 액자'에 담아 관객에게 선보인다. 작가들이 고화소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KT의 초고속인터넷망인 메가패스를 거쳐 미술관에 설치된 20여개의 디지털 액자로 실시간 전송된다. 10~19인치에 달하는 다양한 크기의 디지털 액자는 전시회 기간동안 매일 색다른 작품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준다. 초고속인터넷망을 활용한 이 같은 디지털 미술전시회는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아직까지 시도된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말이다. ◇프린터ㆍ모니터가 예술작품으로 진화=전시회와는 별도로 원본 작품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 파일'을 전송 받아 프린트해 소장ㆍ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HP는 최근 문화 예술 작품을 디지털화해 다양한 디지털 장치를 통해 관람할 수 있도록 해주는 'u-Culture(유비쿼터스 컬쳐)' 서비스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서비스는 미술 작품을 디지털로 바꿔 고해상도의 이미지 파일로 만들어 원본 그림인 캔버스 유화와 동일한 질감이 나오도록 대형 프린터로 특수 출력할 수 있다. LCD 모니터 자체가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고급 디자인을 강조한 삼성전자의 '컬렉션 모니터'는 최근 국내 주요 갤러리에서 잇따라 러브콜을 받으며 '예술 마케팅'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제품은 출시 직후부터 삼성미술관 '리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전시됐다. 모니터가 단순히 디스플레이의 개념을 넘어 예술적 디자인을 갖춘 소장품으로서 가치를 인정 받기 시작한 셈이다. 전시기획사인 '아트오팔'의 김영기 기획실장은 "최근 미술 작품이 첨단 IT 기술을 만나면서 '디지털 미술'이라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떠오르기 시작했다"며 "특히 디지털미술의 경우 국내의 앞선 IT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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