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록뮤지컬 '렌트' 내달 국내 초연
입력2000-06-19 00:00:00
수정
2000.06.19 00:00:00
록뮤지컬 '렌트' 내달 국내 초연동성연애,에이즈,마약등 사회성 짙은 원작 '애정'중심으로 각색
7/5~23일 예술의 전당서
뮤지컬 「렌트」가 오는 7월 5~23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초연무대를 갖는다.
뉴욕 이스트빌리지 공업지역에 위치한 허름한 아파트. 영화감독 겸 쇼프로그램의 내레이터인 마크는 이스트사이드에 있는 빌딩의 옥상가옥에서 룸메이트인 음악가 로저와 춥고 쓸쓸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고 있다 그때, 그들의 친구인 콜린스가 강도를 당해 도움을 청하는 전화와 밀린 집세를 내라는 집주인 베니의 전화 메시지를 듣는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렌트」의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된다. 전 출연진이 나와 『우리의 인생까지도 빌린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절규가 담긴 강한 비트이 록 음악「렌트」를 합창으로 토해내면서.
임대라는 뜻의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사는 뉴욕의 한 거리를 무대로 현대 젊은이들의 고민과 갈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록뮤지컬. 96년 1월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첫 무대를 가진 뒤 토니상 4개 부문, 드라마부문 퓰리처상, 연극 협회상 6개 부문, 드라마 비평가 협회, 오비상 3개 등 뮤지컬로 받을 수 있는 상은 거의 다 휩쓸었다.
등장인물들은 인생을 「임대」해 살아가는 사람들 투성이다. 에이즈 감염자, 에이즈 양성반응자, 동성연애자, 약물 중독자 등 도무지 삶에 애착을 가질래야 가질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절망적 상황 속에서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힙겹지만 거침없이 살아간다. 순간의 쾌락을 위해 마약을 상습적으로 복용하는가 하면 동성끼리 사랑하고 질투하고 키스를 나눈다. 「렌트」의 원작은 그렇다.
이런 내용 때문에 미국에서는 초연때부터 종교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시위대에 곤욕을 치르는 등 공연 자체가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무대가 거듭되면서 「렌트」는 미국 사람들에게 오히려 「교육적인」작품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이 작품을 보고 눈물짓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고 한다. 에이즈든 마약이든 문 밖에만 나서면 자녀들이 쉽게 접할수 있는 사회문제. 이런 문제를 감추기만 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적인 분위기의 한국 무대에서 원작 그대로의 「렌트」가 정서적으로 받아들여질수 있을까. 국내 초연이 거론될 때 「시기 상조론」이 거세게 일었다. 마약, 동성애, 에이즈 같은 소재가 여과없이 뮤지컬 무대에 올라서는 관객들로부터 외면받기 십상이라는 주장이 많았다. 그래서 제작진은 「일보후퇴」했다. 원작의 기본 틀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이야기 전개의 중심을 사회문제에서 애정문제로 살짝 옮긴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예술의 전당무대에서 첫선을 보이는 「렌트」는 원작이 가진 생명력의 원천이라고 할수 있는 「사회성」이 퇴색하고 「심파」로 흐를지도 모를 일이다. 몰론 성공적인 한국적 적용으로 갈채를 받을수도있다. 결과는 7월 5일 무대에서 판가름 나겠지만.
『무대위에서 여자끼리 키스할수도 있죠 뭐. 저는 할수 있어요. 동성연애가 왜 우리와 무관한 문제죠?』이 작품에 출연하는 뮤지컬 배우 전수경의 반문에서 국내 초연을 앞둔 록뮤지컬 「렌트」의 치열한 길찾기 노력을 읽을 수 있다.
윤우영이 연출에 음악은 최무열, 안무는 정은정이 맡았다. 출연 배우는 남경주, 최정원, 이건명, 이회정, 이동근, 김선영, 황현정, 주원성 등 이다. 화,수,금 오후 7시 30분. 목,토,일 오후 4시, 7시 30분. (02)580-1300
문성진HNSJ@SED.CO.KR
입력시간 2000/06/19 18:00
◀ 이전화면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