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벤츠 생산현장을 가다] 세계적 명차 만들기 '구슬땀' 전환배치·고용보장등 상생 노사문화 어우러져공정 90%가 수작업·로봇이 오차없이 마무리모든 부품 조립전에 3~4일간 품질테스트도 슈투트가르트=김상용 기자 kimi@sed.co.kr 'Korea, S550L 4 matic(4륜 구동)'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공항에서 자동차로 30분을 달리면 메르세데스벤츠의 진델핑겐 공장에 도착한다. 전체 2㎢ 부지에 4개의 생산라인을 갖춘 이곳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로 유명한 마이바흐를 비롯해 벤츠의 플래그십 모델인 S클래스, C클래스, CLS, CL 등이 생산되는 독일차의 심장부. 벤츠의 대표 모델인 S클래스를 생산하는 이곳에는 각 나라별ㆍ옵션에 따라 4,000개의 변수가 발생하는 만큼 맞춤형 차량 제작에 맞춰 공장 전체가 움직이고 있었다. 기자가 발견한 것은 오는 11월 국내에 선보이게 될 5,500㏄급 S클래스의 4륜 구동 모델의 보디(차체)였다. 마리오 스피치너 홍보책임자는 "차량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한 전체 공정 가운데 90%가 수작업이다 보니 작업자가 어떤 옵션에 따라 제품을 조립해야 할지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각각의 라인을 따라 움직이는 작업자들의 표정에는 긴장감마저 읽힐 정도다. 스피치너 책임자는 "자동화 공정과 수공정 등 모든 생산공정은 한 단계 작업을 거친 후 반드시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시스템이 가동된다"며 "이 같은 꼼꼼한 작업을 거치는 만큼 최종 조립 후의 자동차는 한 치의 오차 없이 모두 동일하게 조립된다"고 덧붙였다. 앙상한 뼈대가 대시보드 조립 라인에 멈춰 서자 육중한 로봇이 '윙'소리를 내며 뼈대의 구조에 이상이 없는지 이리저리 살핀다. 이 로봇은 양쪽 끝의 네 부분에 볼트를 순식간에 조인 후 또 다시 오차범위를 확인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왕복한다. 오차 범위 내에 들어온 것을 확인한 뒤 이제는 나머지 볼트를 이용해 대시보드와 뼈대를 완전히 고정하기 위해 '찌리릭' 소리를 내면서 볼트 조임을 마친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의 품질 지상주의를 살필 수 있는 백미는 따로 있었다. 자동차 조립에 사용되는 모든 부품에 대해 사전에 품질검사를 하는 이른바 전수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샘플 테스트를 한 후 곧바로 부품조립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자동차 생산현장과 판이하게 다르다. 현장의 한 근로자는 "각 공정별 조립에 사용되는 부품은 부품사에서 출고된 후 조립공장에서 다시 한번 성능 테스트를 거친 부품"이라며 "모든 부품에 대해 전수검사를 하는 만큼 완성차가 탄생하기 위해 보통 3~4일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상생 노사 문화도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는 비결로 꼽힌다. 지난해 근무시간을 늘려 생산성을 올리는 대신 오는 2012년까지 고용을 보장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공장 안내를 담당한 아이리스 뢰스너씨는 "얼마나 많은 생산라인과 각 단계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느냐가 근로자의 임금상승을 결정한다"며 "이에 따라 S클래스 생산라인 근로자는 공장 운영계획에 따라 EㆍC클래스 등으로 얼마든지 전환배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진델핑겐에서 차로 1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한 AMG공장. 이곳 엔지니어들은 진델핑겐과는 달리 엔진부터 맞춤형으로 제작한다. 이제 막 엔진 조립을 시작한 한 작업자는 카트 위에 엔진 보디를 옮겨 실으며 첫번째 공정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작업자 한 사람이 한 개의 엔진을 2~3시간 만에 조립하는 만큼 작업자가 직접 생산공정을 카트와 함께 돌며 엔진을 만든다. AMG 엔진 공장 역시 각 엔지니어들이 완성한 엔진을 검사하기는 마찬가지. 다만 AMG공장은 엔진을 샘플 테스트로 대체하고 카트 위의 도구를 컴퓨터로 스캔, 작업자의 지문을 채취해 필요한 도구를 사용했는지, 빠진 공정은 없는지 확인한다. 이곳의 한 근로자는 "AMG공장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엔진에 대한 모든 것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며 "특히 조립한 엔진에는 누가 엔진을 조립했는지에 대한 명패를 부착하는 만큼 엔진을 조립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6/10/2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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