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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기업] 보오미거울

이용덕 보오미거울 사장은 지난 98년 1월 30일을 잊지 못한다. 부도를 맞았던 날이다. IMF 외환위기로 대형 건설사들이 속속 쓰러지면서 받은 어음들이 휴지조각이 됐고 무리한 시설투자로 큰돈을 날렸다. 생산시설을 늘리기 위해 현금 20억원과 여기저기서 끌어모은 30억원 등 모두 50억원 가량을 투자했는데 바로 IMF 한파가 들이닥치면서 고스란히 잃어 버리고 말았다. 매달 13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1억원으로 뚝 떨어졌고, 자신은 채권자들의 협박을 피해 딸집에 얹혀 사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보오미거울은 워낙 신용이 좋고 품질력이 뛰어났던 터라 기존 거래처들이 거래를 끊지 않고 꾸준히 주문을 내주었고, 실물경기도 풀리면서 경영여건은 호전되기 시작했다. 부도공장을 떠나지 않고 밤낮으로 일한 직원들과 열심히 노력한 결과 2001년 7월 드디어 부도 3년만에 화의종결이라는 결실을 얻게 되었다. 87억원에 달했던 부채도 26억으로 크게 줄었다. 보오미거울은 일반거울, 강화거울, 복합거울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국내 KS규격 거울제품의 40%를 장악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반 거울과 비교해 10% 가량 비싸지만 건설사와 아파트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모두 품질력 때문이다. “IMF를 겪으면서 부도를 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의 힘이 컸습니다. 회사를 떠나지 않고 고통을 같이한 직원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또 기업운영에서 신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절감했습니다. 기존 거래처와의 신용이 없었다면 보오미거울은 재기가 불투명했을 겁니다.” 이사장은 회사경영의 으뜸원칙이 신용이라고 말했다. 보오미거울은 지난해 2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지금은 거울제품 이외에 욕실장, 샤워부스, 바디샤워기 등의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유리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해 최근 부지를 매입하고 핀란드산 생산시설을 도입해 국내 최고의 강화거울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는 “국내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할 것”이라며 “연구개발 능력이 뛰어나고 첨단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해외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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