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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부진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새해 들어 야심차게 시작했던 프로그램들도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일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주간 시청률 상위 20개 프로그램 중 MBC 프로그램은 고작 1개. 일일극 ‘왕꽃선녀님’이 21.3%로 9위에 올랐을 뿐이다. 언뜻 체면 치레는 한 듯 보이지만 KBS1 일일극 ‘금쪽 같은 내 새끼’가 27.5%로 전체 3위에 오른 것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결과다. 또한 상위 20위권 내에 KBS가 12개, SBS가 7개가 포함된 것과 비교하면 MBC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문제는 단순히 시청률 상위권에 프로그램이 적게 포함됐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올 들어 승부수를 띄운 프로그램들도 잇따라 부진의 터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게 더욱 심각하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MBC 수목극 ‘슬픈 연가’. 권상우 김희선 등 막강 캐스팅을 자랑하지만 지난 주 시청률은 17.2%. 동시간 방영하는 KBS2 ‘해신’과 같은 주 시작한 SBS 주말극 ‘봄날’이 각각 전체 1,2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는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 기존에 시청률 버팀목이 돼 줬던 프로그램들도 부진에는 예외가 없다. 지난 해 연말 MBC 사운을 걸다시피 하며 부활시킨 ‘! 느낌표’(14.8%)는 드라마ㆍ비드라마 포함 상위 40개 순위에서 찾아볼 수 없다.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전체 순위는 물론 드라마를 제외한 비드라마 부분 10위권에도 못 끼고 있다. 월화극 ‘영웅시대’ 역시 겉으로는 외압 시비를 들지만 결국 ‘높은 제작비에 비해 시청률이 안 나온다’는 이유로 당초 100회를 못 채운 채 조기종영할 방침이다. MBC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아무리 공영방송이라 해도 결국은 시청률 경쟁”이라며 “시청률 부진에 잇따른 조기종영, ‘신강균의 사실은’ 사태 등으로 내부에서도 좀처럼 분위기가 추스러지지 않는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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