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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경영 업그레이드 바람

"종합금융사 도약" 시설·근무제도 잇단 개선… 상품개발·투자도 적극


저축은행들의 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변화의 시발점은 영업점 시설과 근무제도의 업그레이드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 '대주주의 사금고' '동네 구멍가게' 정도로 인식됐던 상호신용금고 수준에서 탈피해 분야에 따라서는 시중은행과 겨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증권ㆍ자산운용사 등을 갖춘 종합금융그룹이나 지방은행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삼으면서 시설 및 제도를 한 단계 높이고 있다. 이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하고 고객에게 신뢰를 줌으로써 금융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W저축은행은 강남역에 영업점을 새로 내면서 입주건물 20층에 스카이라운지 형태로 지점을 열었다. 고객들이 일대의 경치를 보면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은행 창구도 원형으로 구성하고 지점 내부도 카페테리아 분위기로 꾸며 시중은행과 차별화했다. 영업점이 깔끔하고 고급스럽기로 유명한 토마토저축은행의 경우 최근 대전에 영업점을 낼 때 한 시중은행의 충청지역본부 프라이빗뱅커(PB)들이 단체로 들러 인테리어를 둘러보기도 했다. 고객만족(CS)에도 신경 쓰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최근 CS팀을 구성하고 CS 전략수립 및 사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상품 개발 측면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현대스위스는 다자녀 가구에 우대금리를 주는 '별둘 별셋 정기적금'을 시중은행보다 앞서 선보였다. 솔로몬저축은행은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스포츠 경기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지난 2006년 월드컵 개막에 앞서 판매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시중은행에서는 성적 연동상품이 쏟아졌다. 토마토저축은행도 5명 이상이 공동으로 적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을 내놓아 금융권에 공동구매 상품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투자은행(IB) 업무도 시중은행 못지않다. 부산저축은행은 세계적인 호텔ㆍ리조트 업체인 스타우드캐피털 및 세계 최대의 풍력 터빈 제조사인 베스타스와 손잡고 최근 새만금에 에코폴리스(환경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산은 브라질채권 등에 투자해 짭짤한 재미를 보기도 했다. 이밖에 솔로몬은 은행 내에 법무ㆍ심사ㆍ홍보라인을 갖추고 있고 현대스위스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2자녀까지는 학자금을, 3자녀부터는 총 3,500만원 내에서 학원비 등 사교육비 전액을 지원해주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2002년 상호신용금고에서 상호저축은행으로 전환한 뒤 몇 년 만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일정 부분 '오너십' 경영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너 경영의 단점도 있지만 좋은 방향으로 풀리기 시작하면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에는 오너가 변화의 방향을 정하고 이를 강력하게 실천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게 일정 부분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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