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일수록 소비지출에서 교육비와 보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가계의 엔젤 계수 특징과 시사점'을 보면 만 18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중산층, 이른바 엔젤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사교육비는 35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5.4%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물가상승률(1.3%)을 웃도는 수치다.
엔젤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지난 2001년 약 15만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2009년 약 32만원까지 불어났다. 이후 2년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다 2011년 10월 사교육비 경감을 골자로 하는 학원법 개정안이 시행된 후 오히려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해 35만원을 돌파했다. 학원법 개정안에는 수강료에 통학 차량비, 보충수업비, 자율 학습비 등을 포함시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학원들이 정해진 수강료 외에 다양한 명목의 비용을 학부모에게 청구해 사교육비 부담이 커지자 이를 줄이기 위해 나온 대책이다. 이외에 학원이 수강료를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내용도 담겼다.
엔젤가구의 교육 및 보육비 규모가 식료품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엔젤가구의 소득 대비 교육 및 보육비 비중을 나타내는 '엔젤계수'는 지난해 17.7%(월평균 51만 9,000원)로 '엥겔계수(소득대비 식료품비 비중)'의 13%(월평균 38만원)를 크게 웃돌았다. 가계가 교육이나 보육에 식료품 구입 비용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하고 있다는 것으로 아이들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최 연구위원은 "엔젤가구의 교육 및 보육비용이 식료품 지출비용보다 높아 가계수지가 악화될 위험이 있다"며 "우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대한 보완 절차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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