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타인 주민번호 도용 악의 없어도 처벌한다

정부는 인터넷상에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악의 없이 도용한 경우라도 처벌할 수 있도록 주민등록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비상시 안전을 위해 병원 입원실을 건물의 지하층에 설치하지 못하도록 의료법을 손질하고 찜질방을 목욕장업으로 구분해 위생수준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중위생관리법도 고칠 방침이다. 그러나 법제처는 찜질방을 일반 목욕탕처럼 남성ㆍ여성 전용시설로 구분할지, 찜질방의 특수성을 인정해 현행처럼 남녀 공동 사용을 허용할지 여부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좀더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제처는 22일 중앙청사에서 33개 중앙행정기관 기획관리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법령정비위원회를 열어 800여건의 법률, 대통령령, 규칙 등을 2004년 정비대상 법령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법제처는 그동안 법제처 홈페이지에 접수된 1,300여건의 국민의견과 행정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700여건의 정비 의견을 검토, 정비 대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세진 법제처 차장은 “대통령령이나 시행규칙은 조속히 개정할 수 있으나 법률은 대부분 연내에 개정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800여건의 법령은 앞으로 2~3년 안에 정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제처에 따르면 정부는 기부금품 모집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완화하는 대신 기부금품 집행에 대해서는 관리ㆍ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기부금품모집규제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군대 내 동성간 성추행과 관련, 성추행 유형을 구체화하고 1년 이하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도록 군 형법도 고칠 예정이다. 이밖에 동물보호법 개정을 통해 잃어버린 애완동물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애완동물의 몸에 인식표나 칩을 부착하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