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 11월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차보험 손해율이 80%를 넘어선 것은 연평균 손해율이 79% 안팎에 달했던 95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손해율 급증으로 비상이 걸린 손보업계는 자체 예산을 통한 ‘카파라치제’ 재시행 등 강력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는 1일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0월 77.1%로 오른 데 이어 지난달에는 8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손보협회의 한 관계자는 “각 손보사들의 11월 손해율 집계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80% 돌파가 확실히 된다”며 “특히 중소형사는 물론 손해율이 양호했던 대형사들도 지난달에는 80%가 넘는 손해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 대비 지급 보험금을 의미하는 것으로 손보사들은 적정 손해율을 72.5%로 보고 있다. 최근 들어 손해율이 급증하는 것은 주5일제 근무 확산과 8ㆍ15 교통사범 대사면에 따른 교통사고 증가가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정비수가 인상에 따른 차량 수리비명목의 보험금 증가, 단속 카메라 감소 등도 원인이 됐던 것으로 손보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손보업계는 지난달 29일 사장단 회의를 통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사장단은 교통법규위반 시민신고제(카파라치제) 재시행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손보사들은 정부 예산이 어려울 경우 자체 예산을 활용하자는 입장이어서 조만간 카파라치제가 부활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손해율 상승에는 교통사고 증가 외에 손보사간 가격경쟁에 따른 지나친 보험료 할인도 한몫을 한 것으로 지적돼 손보업계의 자정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다수의 손보사들이 원가보다 낮은 차보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손보사간의 과당경쟁이 진정되지 않는 이상 손해율 상승을 막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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