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일진홀딩스는 전 거래일보다 60원(1.00%) 상승한 6,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규모 자사주 처분이란 재료에 비해 주가 움직임은 제한됐다. 전날 일진홀딩스는 공시를 통해 자기주식 400만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처분 예정 금액은 239억원이다.
일진홀딩스 관계자는 "유통 주식 수가 적어 주식을 매입하기 어렵다는 기관투자가들의 하소연에 부응한 결정"이라며 "유통 주식 물량이 늘어나 주식 거래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데다 매각 자금으로 차입금 230억원을 상환해 재무 건전성도 확보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조치"라고 자사주 처분 배경을 설명했다.
자사주 처분 공시가 나오자 일진홀딩스 주식을 들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가 향방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블록딜 방식의 자사주 처분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전망이 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블록딜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블록딜 방식은 일반적으로 기존 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거래가 체결되기 때문에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이번에는 다르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일단 공시에 명시된 처분가액(5,990원)이 할인된 가격이 아니다. 즉 장외에서 대량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도 제값을 지불하는 매수자가 존재한다는 의미여서 앞으로의 주가 전망이 밝다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딜 이후 단기간 주가가 출렁였다가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상승했다는 다른 기업의 사례가 제시되기도 한다.
일진홀딩스 측 관계자는 "처분가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할인 여부도 정해진 것이 없다"며 "일단 자사주 처분 결정 공시를 해야 하니 11일 종가(5,990원)를 기재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주 매각 자금으로 세코닉스 인수를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시장의 관측에 대해서도 "전혀 관계없다"고 일축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근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자와 할인율에 관한 정보가 드러나야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주가 움직임을 속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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