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업 철수 의사를 밝힌 삼성물산이 분당 삼성플라자 백화점 외에도 인터넷쇼핑몰인 삼성몰과 백화점 매장을 포함한 20층짜리 건물 전체를 일괄 매각키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선정될 예정이며, 협상 금액은 인수 희망 업체가 제안한 4,500억원과 삼성물산이 기대하는 5,000억원 내외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30일 “이번 매각은 유통본부 전체를 판다는 의미”라며 “백화점인 삼성플라자와 함께 온라인몰인 삼성몰을 함께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한 곳과 온ㆍ오프라인 일괄 매각을 협상할 계획이라며 백화점과 온라인몰을 분리해서 팔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은 특히 삼성플라자가 들어서있는 삼성물산 소유의 20층짜리 빌딩도 동시에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주 삼성플라자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던 애경 관계자는 “이번 인수엔 백화점 뿐 아니라 백화점이 입주해있는 건물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현재 백화점인 삼성플라자는 지하 1층부터 7층까지 매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8층부터 20층까지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상사부문이 사무실로 쓰고 있다. 백화점 영업면적은 9,300평이다. 삼성물산은 이 건물을 비우고 현재 서울 서초동에 막바지 공사가 진행중인 삼성타운으로 내년 봄께 입주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의 이 같은 일괄 매각 방침에 따라 전체 매각 금액은 백화점 부문 3,000억원과 빌딩 나머지 13개층 2,000억원을 합쳐 대략 5,000억원선이 적정 가격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플라자 관계자 역시 “백화점 내부에서는 삼성플라자와 빌딩 전체의 가치를 5,000억원 초반대면 적당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인수 희망 업체는 5,000억원대는 다소 높은 가격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상당 부분 가격 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를 총괄하는 애경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빌딩과 백화점을 일괄 인수하더라도 (인수금액) 5,000억원대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일단 인수 의향서엔 4,000억원 중반대로 희망가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측도 4,000억원대에 인수가를 써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물산은 빠르면 이번 주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몇몇 업체의 인수 제안서를 검토중”이라며 “이번주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매각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과 고용조건, 인수업체의 업계 위상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이라며 특히 고용승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삼성플라자측은 지난주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본사에서 정식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 뒤 요구조건 등 제 목소리를 낼 방침이다. 삼성플라자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정서적으로 매각 자체를 거부하는 분위기”라며 “노조가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 특별한 행동은 하지 않고 있으나 매각과정이 구체화되면 정당한 요구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해 노사 관계가 쉽지 않음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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