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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르노사 벨기에 공장 폐쇄/EMU 앞길에 암운

◎값싼 임금쫓아 스페인으로 공장이전/“반지역통합” 비난… EMU 회의론자 고개99년의 유럽통화동맹(EMU)은 순조롭게 이행될 것인가. 지난 27일 프랑스 르노자동차의 벨기에공장 전격폐쇄발표에 따른 항의시위가 산업계 노·사는 물론 역내 정부간 싸움으로 확대되면서 EMU가 가져다줄 암운이 불거지고있다. 이번 시위가 무게를 더하는 이유는 유럽연합(EU)소속 수개 회원국 노동자들이 한 회사를 상대로 대규모 연대시위를 벌인 첫 사례라는 것.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등에서 온 르노사의「EU」노동자들 수천명은 11일(현지시간) 파리 르노본사에서 루이 슈바이처 르노회장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지만 르노측은 물러설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르노의 조치가 유럽 주요자동차사들이 EMU를 겨냥, 유럽 생산거점의 재배치작업에 들어가는 신호탄에 불과하며 이에 따른 노·사·정간 대립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데 있다. 이럴 경우 또다시 EMU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치켜들 것은 뻔한 일이다. 이번 사태는 먼저 유럽자동차업계의 경영환경에 기인한다. 그동안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에서 유럽자동차사들은 과잉공급에 따른 출혈경쟁으로 고전을 면치못해왔다. 지난해 생산된 1천2백80만대중 2백80만대가 공급과잉분. 포드 유럽법인은 5백70만대가 수요초과분이라고 주장한다. 그나마 신차구입시 지급됐던 정부보조금이 끊기면서 판매가 급감했다. GM이 유럽에서 지난해 10억달러의 영업이익을 낸 반면 르노는 10년내 처음으로 적자로 반전, 8억6천4백만달러의 적자를 보인 것이 이를 대변한다. 어떻게든 살아남기위한 구조재조정에 나서지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폴크스바겐(VW), 피아트 등 여타 유럽 자동차업체들도 내심 르노의 「경영합리화」를 반긴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경제적 문제는 EMU를 재고케하는 정치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데 심각성이 있다. 외국기업들이 정부가 주는 특혜만 이용해 먹고, 단물이 빠지면 다른 국가로 옮겨가는 사례가 잇달으면서 정부간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르노가 값싼 임금을 쫓아 스페인으로 공장을 이전한다고 발표하자 벨기에정부가 프랑스의 「반지역통합」을 비난하며 집단해고와 관련한 사전 통지의무를 규정한 EU노동지침을 어겼다고 강조했다. 벨기에정부는 또 르노공장이 위치한 플랑드르주 정부에 르노에 대한 법적조치를 취하는 한편, 오펠, 포드 등 외국 자동차노조까지 연대 파업을 벌일 계획으로 있는 등 사태가 확산될 조짐이다. 반유럽통화주의자들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는 셈이다.<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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