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는 12월1일 합병을 앞뒀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돌연 무산됐습니다. 합병 무산으로 육상·해상 플랜트 노하우를 결합해 높은 시너지를 내겠다는 삼성그룹의 전략 역시 수포가 됐습니다. 한지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그룹이 사업 구조개편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주주들의 반대로 최종 무산됐습니다. 당초 우려했던 과다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결정적인 요인이었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지난 17일까지 청구한 주식매수청구 규모는 총 7,063억으로 당초 한도였던 4,100억원을 초과하면서 합병계약은 해제됐습니다.
두 회사가 계획대로 합병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총 1조 6,299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주식매수대금을 지급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과도한 주식매수청구 부담을 안고 합병을 진행할 경우 합병회사의 재무상황을 악화시켜 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주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이 그간 합병을 추진한 이유는 삼성중공업의 해양 플랜트 건조 능력에 삼성엔지니어링의 강점 분야인 ‘설계ㆍ구매ㆍ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해양플랜트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합병은 어려운 사업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너지를 내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지만 부진한 주가와 주주들의 반대에 막혀 좌절됐습니다.
양사는 “합병은 무산됐지만 해양플랜트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협업은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향후 합병을 재추진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과 주주의견 등을 신중히 고려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무산은 삼성그룹이 추진해 온 사업구조재편의 첫 실패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서울경제TV 한지이 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