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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국정운영 향배주목
입력2003-07-02 00:00:00
수정
2003.07.02 00:00:00
구동본 기자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정최고 책임자인 대통령과 국회의장, 원내 제1당인 야당 대표가 특정지역 출신으로 채워져 참여정부 국정운영 향배가 주목된다.
국정운영의 3각 축을 이루는 노무현 대통령과 박관용 국회의장,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모두 부산ㆍ경남(PK)지역에서 배출됐다. 세 자리가 과거와는 다른 선출직으로 인위적인 결과는 아니지만 국정운영의 중심이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 시절 이후 다시 PK로 옮겨와 `화려한 PK시대`가 개막된 셈이다.
이는 안정된 국정운영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반면 국민통합에 배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노 대통령과 박 의장, 최 대표는 공통점이 많다. 우선 이들은 PK출신이다. 노 대통령은 경남 김해, 박 의장은 부산, 최 대표는 경남 산청에서 각각 태어났다. 또 부산의 명문고를 나왔다. 노 대통령은 부산상고, 박 의장은 부산 동래고, 최 대표는 부산고를 각각 졸업했다. 특히 박 의장과 최 대표는 65세로 동갑인데다 똑같이 4ㆍ19, 6ㆍ3세대이고 YS 대통령 때 각각 청와대 비서실장과 관선 서울시장을 지낸 6선, 4선 의원으로 한나라당내 민주계와 민정계를 대표해왔다. 명실상부한 `분권정치`를 통해 3김 시대를 극복할 새로운 리더십 창출을 표방하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노 대통령은 당정분리, 박 의장은 3권 분립, 최 대표는 정당ㆍ원내 투톱정치를 강조하고 있다. PK출신이 이처럼 권력의 핵심을 독차지한 것에 대한 반응은 긍정과 부정으로 엇갈린다. 긍정적인 측에서는 세 사람이 정서적으로 동향의식을 가지고 진정한 국정운영 파트너로서 상호 협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국정의 안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청와대ㆍ행정부와 한나라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보유한 여소야대 국회가 서로 독립적으로 존립하면서 합리적인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3김시대의 지역 패권주의 정치로 영ㆍ호남과 충청을 대표하는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파벌 또는 여야로 나눠 대립과 갈등, 반목을 지속해온 것과는 차별화할 것으로 보는 쪽이 이 같은 주장에 공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이 같은 연고라는 이유만으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세 사람은 각자 치열한 경쟁의 선거과정을 거쳐 선출됐고 각자의 위치ㆍ이해와 입장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과 측근들이 `개혁정당`을 내세우며 PK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주당 출신의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 영입을 통해 정계개편을 추진, 한나라당의 텃밭인 PK지역을 공략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결국 노 대통령과 최 대표간 마찰을 불러올 수 있다. 내년 총선과 선심정책 경쟁에서 PK지역을 겨냥, 노 대통령과 최 대표가 한판승부를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 대통령과 박 의장도 예산ㆍ법안심사과정에서 대립할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이 감사원 회계검사권의 국회이관 등에서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지만 행정부와 국회가 각각 예산ㆍ정책집행기관과 예산통제ㆍ법안심사기관으로 이해가 상충되기 때문이다. 국정운영의 3각 축이 모두 PK출신이라는 점은 과거 정권이 내세워온 지역안배를 통한 국민화합ㆍ동서통합의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호남과 충청 배제나 소외로 비춰줘 해당지역의 반발이 있게 되면 참여정부가 추구하는 국민들의 국정운영 동참 목표와는 동떨어져 참여정부는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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