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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수 한진중공업 사장(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전문경영인)

◎「부실덩어리」 7년만에 「돈덩어리」로/철저한 현장경영·전문화체제 주효/법정관리 털고 흑자·홀로서기 위업/세계적 종합중공업체 도약 “부푼꿈”『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지난 89년 10월 어느날 한진중공업의 법정관리인으로 부산 김해공항에 내린 송영수사장은 이 말만 되뇌었다. 그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감돌았고, 그룹의 미래가 자신의 어깨에 달려있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독실한 원불교 신자인 송사장은 손가락에 끼고 있는 묵주를 돌리며 이미 여러번 마음속으로 굳은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대학(서울대 법대) 졸업후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던 지난 68년 국영 대한항공의 인수를 검토중이던 조중훈회장의 권유로 인하대 재단간사로 한진그룹에 들어온 일, 34세에 대한항공 초대 파리지점장으로 발령을 받고, 41세에 상무로 승진하고 46세에 그룹의 모태인 (주)한진의 전무, 51세에 한진해운 대표이사 부사장에 오른 일들을 떠올리면서. 전문경영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은 곳은 해운산업 통폐합으로 만신창이가 된부실덩어리 한진해운이었다. 스스로 일어설 수 있을 정도로 추스려놨다는 자부심을 갖기에는 너무 짧은 1년여의 기간. 하지만 운이 좋았는지 다행히도 한진해운은 그 기간동안 정상을 찾았고 국내 최대선사로 또 세계적인 선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었다. 전문경영인으로서 첫작품은 실패는 아니었다고 위안을 해 본다. 그러나 지금 법정관리인으로 가고 있는 한진중공업은 한진해운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머리를 무겁게 짓누른다. 더 이상 행운도 따를 것 같지 않았다. 한해 적자규모가 1천억원에 육박하고 누적적자가 4천억원을 넘는 회사. 직원들은 만성적인 적자로 패배의식이 팽배해 있고 노조는 막 시작된 민주화의 물결을 타고 한국노동운동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초강성이 아닌가. 그룹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싱크탱크로서 거칠 것 없이 순탄한 직장생활을 해왔고 52세에 사장으로 승진도 했지만 이런 회사를 정상화 한다는 것이 「꿈」만 같이 아득하다는 느낌이다. 7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 96년 9월 송사장의 「꿈」은 현실이 됐다. 송사장은 이날 전직원에게 자율적인 책임경영과 장기경영전략의 추진을 위해 법정관리를 청산하고 홀로서기를 한다고 선언했다. 『회사를 살리기 전에는 결코 서울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자부심이 솟구쳤다. 어려운 시기에도 끝까지 믿고 맡겨준 조중훈 회장의 얼굴이 떠 올랐다. 지난 7년이 결코 쉬운 세월이 아니었기에 송사장은 만감이 교차하는 것을 느꼈다. 업무량 부족과 근로의욕 상실로 빈사상태에 있는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우선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한 뒤 현장에 상주하면서 조직개편과 사업 재구축을 시도했다. 영도조선소, 울산조선소, 다대포제작소 등을 전문생산공장 체제로 전환해 조선, 철도차량, 플랜트, 물류기기 등 사업별로 전문화를 시켰다. 「새로운 출발, 힘찬 전진, 영원한 발전」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일감확보에 주력하면서 매년 3백억원이 넘는 지속적인 투자와 품질 및 기술개발, 노사 일체감 조성,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밤잠을 줄여야 했다. 직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다양한 대화통로를 구축했으며 현장중심으로 운영체제를 전환, 92년부터 산업평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94년에는 노사대화합선언, 95년 첫 합의타결, 97년 합의타결 등으로 불가능할 것 같던 초강성노조와의 산업평화를 정착시켰다. 89년 한해에 무려 6백81억원의 적자가 났지만 90년 적자규모를 94억원으로 축소했고, 안정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92년부터 흑자기조를 정착시켰다.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매출도 89년 1천3백51억원에서 올해는 7천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년 사이에 매출규모가 5배 이상 커진 것이다. 송사장은 이제 정상적인 주식회사로 새롭게 태어난 한진중공업을 수송 물류기기를 제조하는 세계적 종합중공업체로 도약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채수종 기자> □약력 ▲서울대 법대 졸업 ▲대한항공 파리지점장 ▲대한항공 상무이사 ▲(주)한진 전무이사 ▲한진해운 대표이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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