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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특수에 소비심리 살아나나

유통가 선물세트 예약판매 실적 사상 최대

1만~3만원대 상품 불티… 법인용 세트 비중 크게 늘어

백화점선 상품권·홍삼 약진… 일제히 두 자릿수 성장


유통업계가 '기업선물·상품권·홍삼'을 앞세워 올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에서 깜짝 실적을 거둬 대목 경기에 훈풍이 불고 있다. 2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까지 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해 실종된 소비심리를 되살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실적을 집계해 보니 전년 대비 19.7%증가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25일 밝혔다. 9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대형마트로서는 모처럼의 희소식이다.

제품별로는 참치, 햄 등 통조림 선물세트가 가장 많이 판매됐고 조미료, 생활용품, 커피, 정육, 과일이 뒤를 이었다. 판매 순위 1위부터 20위에 이름을 올린 선물세트 대다수를 1만~3만원대 상품이 차지해 가벼워진 지갑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이 밀집한 공단 지역의 매출이 특히 많이 늘었는데, 법인용으로 추석 선물세트를 구입하는 비중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달 14일 대형마트 중 가장 먼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에 돌입한 홈플러스가 24일까지 실적을 마감한 결과 전년 대비 57.6% 증가했다. 상위 10위권은 3만원대 이하 상품이 차지했고 가공식품과 신선식품이 각각 79.4%, 20.3% 늘어났다. 롯데마트도 이달 1~24일 진행한 사전 예약판매에서 전년보다 68.3% 매출이 늘었다. 전략적으로 선보인 '통큰 홍삼'· '통큰 비타민' 등 건강식품이 전체 매출의 53.2%를 차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롯데마트는 고객들의 열기가 뜨겁자 당초 24일까지였던 예약기간을 27일로 연장했다.

백화점도 일제히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추석 특수'에 기대감이 부풀었다. 롯데백화점은 1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예약판매에서 작년보다 매출이 48% 늘었고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각각 38.9%, 45.3% 증가했다. 대형마트보다 고가 선물세트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어 붙은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살아나는 신호탄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상품권과 홍삼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백화점 3사는 상품권 물량을 지난해 7,000억원에서 올해 8,000억원 수준으로 늘렸다. 백화점 상품권 시장이 연간 4조2,000억원대인데 올 추석에만 20%가량의 물량이 풀리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상품권 수요 증가에 맞춰 1,000만원 패키지와 3,000만원 패키지를 50억원 이상 늘렸고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모바일 상품권을 내놨다. 주요 대기업들의 추석 인심이 예년보다 후할 것으로 예상되자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추석 특가전에 돌입한 홍삼도 판매량이 훌쩍 뛰었다.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22일부터 24일까지 '정관장 홍삼' 선물세트는 163억원치 팔렸다. 전년대비 70% 급증한 것. 이대로라면 추석을 목전에 둔 9월에는 하루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추석 특수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38년 만에 빨리 찾아온 추석으로 예약판매 기간이 예년보다 길어진 데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예약판매에 소비자가 일찌감치 몰렸을 수도 있다는 관측에서다. 하지만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돌입한 본 판매가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어 유통업계는 내심 실적 전환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세월호 참사와 월드컵 특수 실종으로 최악의 시기를 보냈지만 추석 특수가 올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다양한 상품과 차별화된 마케팅을 앞세워 추석까지 막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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