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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업계 패러다임이 바뀐다

의류용 시장서 부가가치 높은 산업용으로<br>효성·휴비스·웅진케미칼 등 의류용 시장 성장 정체되자 탄소섬유·전자소재 강화<br>"조만간 산업용이 추월할 것"


섬유업계의 시장 패러다임이 의류용 위주에서 산업용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특히 섬유업체들이 성장이 정체돼 있는 의류용 섬유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저마다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 섬유 사업을 강화하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한국의 섬유 시장도 미국ㆍ독일 등 선진국처럼 산업용 비중이 의류용 비중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효성의 지난해 산업용 섬유 매출은 1조1,627억원으로 지난 2007년(7,165억원) 이후 매년 10~23%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09년에는 산업용 섬유 매출(1조579억원)이 의류용 섬유 매출(9,383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휴비스ㆍ웅진케미칼 등의 산업용 섬유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다. 현재 휴비스에서 생산하는 폴리에스터 제품은 산업용(단섬유)과 의류용(장섬유)이 7대3 정도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웅진케미칼 원면사업부의 산업용 섬유 비중도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용 섬유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은 자동차ㆍ항공ㆍ전자 등 거의 모든 산업영역에서 특수섬유 등 신섬유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세계 신섬유 시장 규모는 오는 2015년께 약 6,0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섬유회사들이 의류용 섬유에 비해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산업용 섬유를 성장 사업으로 삼고 집중 육성하는 것도 이 같은 추세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효성과 도레이첨단소재는 강철보다 무게는 5분의1로 가볍지만 강도는 10배 이상인 탄소섬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앞 다퉈 관련 설비를 들이고 공장을 짓는 데 과감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웅진케미칼도 올해 신소재 성장사업으로 300도 이상의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메타 아라미드 섬유를 선정했다. 업체들은 또 산업용 섬유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전자소재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일모직이 이미 연성동박적층(FCCL) 필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효성은 트리아세틸셀룰로스(TAC) 필름 사업에서 의미 있는 매출을 거두고 있다. 섬유업계의 이 같은 패러다임 변화는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은 섬유 산업이 발달한 나라에 비해 뒤늦은 측면이 있다. 현재 미국ㆍ유럽ㆍ일본의 산업용 섬유 비중은 60~70%에 달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의류용과 산업용 섬유 비중이 4대6으로 이미 역전된 상황"이라며 "한국은 의류용과 산업용 섬유 비중이 현재 6대 4 정도지만 조만간 역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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