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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자 릴레이 인터뷰] <1> 판 강(樊綱) 중국 국민경제소장

[미리 보는 서울포럼]<br> "한·중 FTA 양국 모두에 이익… 공동번영 힘 실릴 것"<br>中 2~3년간 고성장… 두자릿수 성장은 바람직 안해<br>위안화 재평가, 美무역적자 줄일 것이란 근거 없어<br>한국기업 선진국 수준… 中에 발목잡힐 정도 아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확실히 양국에 이익이 될 것입니다. 지역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지닌 양국 경제 간 무역장벽이 낮아질수록 양국의 공동 번영에 힘이 더 실릴 것입니다," "중국은 향후 2~3년간 계속해서 높은 성장을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두자릿수의 성장은 아니기를 바랍니다." 거대 중국 경제의 흐름을 이끄는 인물 중 한명인 판강 중국 국민경제연구소장. 그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서 한중 관계의 오늘과 내일, 그리고 중국 경제의 당면 문제와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판 소장은 '서울포럼 2010' 첫날인 7일 열리는 첫 세션에서 '중국 경제의 변화 양상'에 대한 연설과 토론에 참석한다. 중국의 폴 크루그먼으로 불리며 스타급 경제학자인 판 소장이 전망하는 한중 관계의 미래와 중국 경제의 성장전략은 무엇일까.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한중 FTA에 대해 판 소장은 "신흥시장 및 아시아 지역시장이 양국 경제 성장에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한중 FT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동아시아 경제 통합론자이기도 한 판 소장은 한중일 통화 공동체와 경제 통합도 지지한다. 동아시아 경제 통합을 위해 양자가 아닌 3자가 모두 참여하는 한중일 3각 FTA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FTA 체결을 토대로 각국 간 여행ㆍ문화교류가 활발해지면 상호신뢰가 강화되고 자연스럽게 동아시아 통합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중일 각국이 힘을 모아 동북아 역내 내수시장을 육성해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성장의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섭게 한국을 따라오는 중국 산업에 대해 판 소장은 한국 기업들이 이미 선진국 수준까지 올라가 있는 만큼 중국에 발목을 잡힐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개발은 따라잡기와 융합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이러한 신흥국들의 개발이 선진국의 산업발전을 막지는 못한다"며 "중국이 따라가겠지만 한국기업들도 계속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판 소장이 전망하는 중국경제는 낙관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판 소장은 중국의 고성장이 10~15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고성장이 외형적인 숫자에 매몰돼 거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두자릿수 성장은 아니기 바란다"는 판소장의 지적은 중국 내부에서도 우려하고 있는 고성장의 후유증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판 소장은 최근 중국 경제의 핫이슈인 위안화 절상에 대해 중국 정부의 입장과 동일한 스탠스를 취했다. 그는 위안화 재평가에 대해 "위기이전의 관리변동환율제로 돌아가는 것이 중국에 도움이 되겠지만 위안화 재평가가 미국의 적자를 축소할 것이란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판 소장은 미국이 대중국 무역적자를 이유로 위안화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압박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양국의 무역 수치를 재정의하는 방법이 있지만 미 상원의 일부 의원이 자신들의 뜻에 부합하는 의견만 받아들이고 과학적 분석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고 꼬집었다. 지난 3월 판 소장은 언론 기고를 통해 "중국의 급격한 위안화 절상이나 점진적인 절상모두 미국에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지 않고 물가만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글로벌 불균형의 원인은 중국의 과잉저축이나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왜곡 등도 있지만 미국의 과도한 레버리지와 막대한 재정적자를 통한 과잉 소비와 같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막대한 재정투입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도 판 소장은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관리가 가능한 문제이며 이미 지난해 4ㆍ4분기부터 관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만 4조위안의 경기부양패키지와 9조6,000만위안에 달하는 신규 은행 대출을 포함해 시장에 15조위안을 투입했다. 판 소장은 지난해에도 중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중국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지만 아직은 과열 국면이라기보다는 경기회복 과정의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봐야 한다"며 "2007년의 인플레이션 상황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중국의 자산거품에 대해서도 판 소장은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부동산 시장의 거품에 대해 그는 "(외부에서 보듯) 커다란 거품은 없으며 큰 위기나 경착륙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판 소장은 또 "(중국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커지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이미 취했고 이미 안정화된 상태"라며 "부동산 시장의 내부 안정화 장치를 구축하기 위해 규제 및 체계 개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 소장은 4월 강연에서도 "은행 대출을 억제하고 있어 선진국처럼 은행발(發) 위기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부동산 세제 등이 미약해 투기 수요가 일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의 주제이기도 한 녹색성장에 대한 질문에는 "(중국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 문제에 있어 중국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와 관련, 선진국은 강력한 온실가스 규제를 강조하고 있으나 중국과 같은 신흥국은 선진국 지원 없이는 온실가스 규제를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 소장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이므로 온실가스 최대배출국인 것은 당연하지만 1인당 배출량과 누적 배출량은 현재까지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역량과 책임감 측면에서 훨씬 나은 상황이며 이는 앞으로 더욱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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