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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살아있었구나"

"아들아! 살아있었구나" 106세 허언련 할머니 외아들 생존소식에 눈물 "얼마전 설날까지 50여년을 남들처럼 아들 세배 한번 못받아 한이 맺혔는데 죽었다는 아들이 살아 있다니." 북측가족 생존 확인 신청자 가운데 최고령인 허언련(106ㆍ여ㆍ화성군 송산면)씨는30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외아들 윤창섭(72)씨가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송산면 독지리 외딴집에서 홀로 끼니를 떼우며 살아온 허 할머니는 맏딸 윤정섭(69)씨가 북에 오빠 창섭씨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전하자 "창섭이 생일이 음력 3월 14일인데 그때 만날 수 있을까"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섭씨 등 허할머니의 세딸은 이산가족 상봉신청을 허할머니 몰래 한 뒤 29일밤 적십자사로부터 오빠 창섭씨는 숨지고 조카가 생존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아예 허할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자식이 사망했다는 비보에 백세를 넘기며 지켜온 허할머니의 건강에 이상이 올까 염려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30일 적십자사로부터 다시 오빠가 생존해 있다는 희소식과 함께 오빠의 신원서류까지 보내겠다는 확답을 듣고 곧바로 허할머니에게 낭보를 알렸다. 윤씨 가족이 오빠 창섭씨와 헤어진 것은 한국전쟁 발발 후 3∼4개월이 지났을 때. 당시 강원도 철원군 임목면에서 부모와 4명의 남매 등 가족 6명이 살고 있었으나 농사를 짓던 창섭씨는 면사무소에 일이 있다며 나간 뒤 소식이 끊겼고 며칠 뒤 철원에서 북진하는 국군과 북한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가족들은 화성의 이모집으로 피란길에 올랐다. 허 할머니는 피난 후 남편이 폐렴으로 먼저 세상을 등지자 남의 농사와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 정섭씨 등 세명의 딸을 모두 출가시키고 현재 막내딸 정숙(60)씨집 인근에서 혼자 살고있다. 맏딸 정섭씨는 "어렸을적 오빠는 하모니카를 잘 불었고 공기총으로 새를 많이 잡아 내게 구워주곤 하던 멋지고 자상한 오빠"였다고 기억했다. 정섭씨는 "5년전부터 어머니가 귀가 잘 안들리지만 고령에도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해 반백년 만의 감격스런 모자상봉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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