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년만에 상장… 국내 최고속도 자랑<br>칩설계등 전공정 기술 확보<br>휴대폰 부품 제조사로 '명성'<br>장비 국산화로 원가경쟁력도
| 와이솔은 국내 유일의 쏘필터 생산업체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와이솔 연구원들이 수원공장에서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와이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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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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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설립한지 불과 2년 만에 증시에 상장을 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휴대폰 부품 '쏘(SAW) 필터' 제조사인 와이솔이다. 와이솔은 오는 10일이면 지금까지 유가증권과 코스닥을 합쳐 회사 설립 이후 가장 빨리 증권가에 명함을 내미는 기업이 된다.
쏘 필터는 휴대폰 통신에서 필요한 특정 주파수만을 골라서 통과시켜주는 핵심부품이다. 국내에서는 오직 와이솔만이 생산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일본 기업들이 시장의 90% 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고도의 기술경쟁력이 필요한 부품이다.
와이어리스 솔루션(Wireless Solution)에서 이름을 따온 와이솔은 지난 2008년 6월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기업이다. 당시 쏘 필터 사업을 총괄하고 있던 김지호 현 와이솔 사장이 65명의 직원들과 함께 나와 회사를 차렸다. 삼성전기는 지난 92년부터 쏘 필터사업을 진행해오다 사업 조정 과정에서 120억원에 쏘 필터 사업을 매각했다. 따라서 와이솔은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빅솔론∙파트론∙아이엠∙에스맥에 이어 5번째 상장자가 된다.
김 사장은 "2년전에 직원들과 함께 분사를 하면서 꼭 증시에 상장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그 말을 지키게 돼 더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분사 이후 김 사장은 빠른 의사결정과 벤처캐피탈의 투자자금 확보 등을 통해 회사를 단기간에 키워냈다. 분사 이전인 2007년에 쏘 필터의 연 매출은 27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 지난해에는 341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820억원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김 사장은 "직원들이 분사 이후에 확실한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는 매출이 1,3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와이솔의 상장 이후 지분을 보면 일반 직원들의 비중이 30.8%로 김 사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28.3%) 보다 많다.
쏘 필터 사업은 기술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김 사장은 "와이솔 정도의 규모를 갖추려면 초기투자비용만 800억원 이상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추기는 더욱 어렵다"며 "국내에서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없어 사실상 일본기업들과의 글로벌 경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5위권의 시장점유율을 조만간 3위권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와이솔의 강점은 칩 설계에서 팹(FAB), 패키징까지 전공정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일괄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칩 설계를 담당하는 연구개발(R&D) 센터에는 현재 삼성전기 출신 핵심연구 인력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팹 생산은 수원 삼성전기내 100개의 클린룸을 통해 월 1,100만장의 칩을 만들 수 있다. 패키징 부문은 중국 천진에 현지 생산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월 7,500만장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통신방식이 2세대(G) 휴대폰의 경우 쏘 필터가 4개만 들어가지만 3G로 전환되면서 9개로 늘어나고 4G인 롱텀에볼루션(LTE) 방식은 무려 15개가 장착된다. 김 사장은 "앞으로 통신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쏘 필터의 판매량은 늘 수 밖에 없다"며 "최근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반길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와이솔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중국의 화웨이와 ZTE, HTC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LG전자와 공급계약을 협상을 진행중이고 오는 2012년에는 노키아에도 공급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와이솔은 핵심장비의 국산화와 수작업이 필요한 조립공정은 중국 현지화함으로써 높은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 현재 중국 천진에 있는 생산공정에는 모두 256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더불어 와이솔은 현재 경기도 오산에 짓고 있는 신공장이 완성되면 오는 11월에 본사가 이전을 하게 된다.
이럴 경우 향후 6년간 약 100억원에 달하는 법인세를 감면받게 되는 점도 회사 경영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와이솔은 쏘 필터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센서와 홀로그램 모듈 등을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내부적으로 기술개발을 진행중이다.
김 사장은 "이번 공모를 통해 들어오게 될 자금은 공장건축과 설비투자 등에 주로 투자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종합 솔루션업체로 빠르게 성장해나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약 가이드 부실채권 발행 단 한번도 없어… 자금흐름 탁월
와이솔은 1일부터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거쳐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다. 납입 예정일은 6일이다.
주당 액면가는 500원으로 공모주식수는 100만주다. 전체 주식의 9.8%에 해당한다. 일반 공모는20만주(2.0%), 기관 공모는 60만주(5.8%)로 예정돼 있다. 공모 가격은 8,000원으로 공모자금은 80억원 가량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공모 후 주식수는 1,020만주로 공모주관은 한화증권이 진행한다.
김지호 사장을 비롯한 최대주주가 갖고 있는 288만주와 우리사주조합(20만주)은 매도제한 규제를 위해 증권사가 보관하는 보호예수가 1년간 걸린다. 또 벤처금융이 확보하고 있는 100만주도 1개월간의 보호예수가 취해진다.
따라서 상장 초기에는 보호예수물량(40.3%)를 제외한 600만주가 유통 가능한 주식수다. 와이솔은 공모를 통해 자금은 공장신축 자금과 설비투자 용도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와이솔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75억원에 달했으나 올 상반기에만 이미 55억원을 넘어섰다. 당기순익도 지난해 62억원에서 올 상반기에만 51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와이솔은 창사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부실채권이 발생하지 않았을 정도로 자금흐름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김지호 와이솔 사장은 "내년 이후에는 회사의 가치가 지금보다 두 배정도는 커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높은 기술력과 통신산업 발전에 따른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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