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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초대석] 신동혁 한미은행장
입력1999-06-27 00:00:00
수정
1999.06.27 00:00:00
김영기 기자
대담 崔性範금융팀장신동혁 한미은행장은 누가 뭐래도 「금융계 거목」중 한명이다.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국가 프로젝트」라는 한빛은행을 출범시켰고, 이젠 「작지만 튼실한 은행」인 한미은행의 수장 자리에 올라 2000년대 리딩뱅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申행장은 한시간 가까운 인터뷰의 중간에도 「고객에게 희망을 주는 은행」을 유난히 강조했다. 구체적으론 「중소기업에 대한 맞춤 서비스」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가 추구하는 「은행경영」의 화두를 넌지시 내비친 것.
申행장은 한미은행의 주가를 올해안에 2만원까지 끌어올릴 자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DR(주식예탁증서)발행 등을 통해 자본금을 1조원까지 늘리고 현재의 이익구조를 이어가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경기은행 인수에 따른 성과를 묻는 질문에도 「가장 성공적인 인수은행」이란 표현대로, 그의 답변은 명쾌했다. 『은행의 덩치키우기 작업뿐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마련에도 분명 플러스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
퇴출은행 인수 1년을 맞아 申행장에게서 취임 5개월째 접어드는 그의 은행경영목표와 인수에 따른 효과 등을 물어보았다.
-취임 5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중간평가를 내린다면.
▲한미은행은 규모는 작지만 내용은 튼실하다. 현재 페이스라면 올해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행장취임 이후 은행경영을 위해 두가지를 목표로 세웠다. 「주주가치 극대화」와 「고객만족·종업원만족 경영」이 그것이다. 우선 주주를 위한 경영에서는 지난 5월 결산결과 대손충당금을 2,500억원 이상 적립하고도 영업이익 3,520억원, 당기순익 1,200억원을 달성하는 등 만족스런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고객만족 경영도 신선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발굴하고 있으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29일로 퇴출은행 인수 1년을 맞는다. 한미은행은 5개 인수은행중 가장 성공을 거둔 은행으로 꼽히는데.
▲무엇보다 경기은행 인수로 은행의 외형이 많이 커졌다. 점포수가 120개에서 219개로, 고객도 140만명에서 290만명으로 늘었다. 인수과정에서 다른 인수은행보다 월등히 많은 인원을 퇴출은행에서 채용했다. 경기은행 인수로 시도금고도 유치할 수 있게 됐고, 무엇보다 국내총생산(GDP)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 지역의 네트워크를 확충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구경기은행 본점건물을 매입해 지역대표은행으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
-외국계은행들이 진입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의 시장에 적지않은 타격이 예상되는데. 외국계 은행들이 선택할 전략과 한미은행의 대응전략은 어떤 것이 있는지.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소매금융과 우량중소기업의 공략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소매금융의 경우 선진 금융기관들은 PB(프라이빗 뱅킹:PRIVATE BANKING), 즉 고객의 전체 투자전략을 짜주고 자금운용까지 맡아주는 전천후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통해 수수료를 받는 것이 그들의 전형적인 경영패턴이다. 그러나 한미은행을 비롯한 국내 은행들은 아직 그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 국내 은행들이 내세우는 PB는 선진국 PB개념보다 한단계가 낮다. 「퍼스널 뱅킹(PERSONAL BANKING)」이란 말이 적절한 표현이다. 사실 이것만 충실히 해도 소매금융 부분은 충분히 시장탈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선진국 개념의 PB는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게 점포전략도 수정할 필요가 있을텐데.
▲현재는 223개중 70개가 경기지역에 집중돼 있다. 경기은행 인수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는 거점지역 위주로 점포를 증설해 나갈 계획이다. 창원, 익산, 목포, 군산, 제주 등이 거점점포로 확보가능한 지역이다. 수도권 지역의 시장확대를 위해 이 지역에만 6,7월중 7개 점포를 개설키로 했다.
아울러 점포의 분산화도 이뤄 나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점의 수를 많이 늘리지 않으면서도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외국계 은행의 진입에 대비해 점포의 고급화도 병행할 방침이다. 연내에 40개 점포를 PB 중점점포로 육성하기 위해 점포구조를 바꿔나가고 있다.
-점포전략이 리테일 확충의 일환인가.
▲한미은행은 우량고객과 중소기업에 메리트를 갖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은 한미은행이 중점적으로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다. 매스고객(대중고객)의 확보를 위해 전자금융 부분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 명동지점의 경우 이미 점포의 구조(레이아웃)를 미래형으로 바꾸었다.
-한미은행은 은행권중 세부전략에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장 많이 내는 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선보인 구매전용카드의 경우 국내 금융기관에도 획기적 아이디어로 평가받았는데.
▲구매전용카드는 구매카드는 신용카드부분 확대를 위한 은행 장기전략의 일환으로 시행됐다. 점포별로 거래기업을 공략하는게 그 중심이다. 은행의 여신담당자가 직접 거래기업의 자금담당자와 이야기하면서 만나고, 수금사원과 상대하면 시장확대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이미 실시중인 제일제당과 한국후지제록스외에 유통·정유·제약업계 등과의 제휴도 상당히 진행된 단계다.
이같은 상황을 계속 이어가 현재 4,000억원 수준인 신용카드부문 자산운용을 연말까지 1조원 가까이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소매금융 뿐 아니라 도매업무에도 강화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은데.
▲중소기업과 수출입업체, 게중에서도 이들의 외화대출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앞서 지적했듯 기업과의 유대관계에 전력을 집중하면 자연스레 도매금융 부분도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각은행이 대출세일에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은행의 마진도 점차 축소되고 있는데.
▲앞으론 금리만이 (이익 창출에) 유일한 수단이 아니다. 회사가 필요한게 뭐냐, 즉 니즈(NEEDS)를 정확히 살펴야 한다. 이를위해선 환율 등 예측기능 키워야 하며 일선 지점장들도 공부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정보가 절대적 요소다. 이점에서 한미은행에는 아직 연구소가 없다. 연구소와 계약을 통해 아웃소싱을 할 필요가 있다.
-각 은행들이 브랜드 밸류를 높이는데 열중하고 있다. 한미은행의 이미지를 말한다면.
▲직원들에게 항상 정신교육을 시키는 부분이 있다. 한미은행을 거래하는 고객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은행」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캘러웨이 골프채를 손에 쥐면 골프를 잘 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된다. 한미은행을 거래하는 고객에게도 비슷한 종류의 희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2000년대면 무엇보다 「원리금을 보장하는 튼튼한 은행」이 가장 착실한 은행이 될 것이다.
-은행들이 투자은행 업무에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미은행은 아직 이 부분이 눈에 띄지 않는데.
▲투자은행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들이 너도나도 M&A(인수합병) 업무를
강화하겠다고 나선다. 그러나 은행에 별도의 팀을 구성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행장 취임후 은행에 조직돼 있던 M&A팀을 없애라고 지시했다. 소수인력으로 무의미한 팀을 꾸려나가느니 이 부분의 전문회사와 조인해서 착실하게 투자업무 비중을 늘려가는게 낫다. 기본적으로 한미은행은 대출액보다 유가증권 투자가 더많다. 투자은행 업무에도 전력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 아닌가.
-은행의 변신이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 국내 은행권이 어떤 형식으로 변할것으로 보이는가.
▲외국은행 들어오게 되면 은행간 차별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현재 11개인 시중은행의 숫자도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은행간 추가 합병도 자연스레 이루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미은행이 리더가 되는게 전략중 하나다. 합병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한미은행의 주가가 좀 낮다고 보지 않는가.
▲맞는 말이다. 아직까지도 한미은행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의 주가를 높이기 위해 기업공개(IR)팀을 강화했다. 다행히 한미은행의 주식을 살려고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다. 최소한 연말까지 한미은행의 주가가 2만원까지는 될 것이다.
-이점에서 요즘 은행권 화두중 하나다 외자도입이다. 특히 DR(주식예탁증서) 발행이 그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미은행은 이와관련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은행 건전성 회복을 위해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DR과 국내 유상증자는 일단 6월말 계수를 갖고 단행할 것이다. 하반기부터는 증자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7,500억원선인 불입자본금을 1조원까지 끌어올릴려면 2,500억원에서 3,000억원 가량의 증자가 필요하다. DR을 발행한다면 3억달러 정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합병에는 경영지표, 즉 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중요한 포인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바람직한 합병시점을 꼽는다면.
▲연말이면 한미은행의 ROA가 1%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2000년말에서 2001년이면 성숙단계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합병은행들의 결과도 2000년이면 확연해질 것이다. 한미은행이 현재의 경영패턴을 꾸진히 이어가면 자연스럽게 시기가 올 것이라 판단된다.
-하반기에는 새로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이 도입돼 은행의 건전성 측면에서 다소의 하락이 예상되는데.
▲이미 자산건전성 강화기준 대비 대손충당금을 목표대비 160%나 쌓았다. 초과로 적립한 충당금만도 2,500억원에 이른다. 미래상환능력에 바탕을 둔 자산건전성이 도입되지만, 「쌓을만큼 쌓았기 때문에」 건전성 강화가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한미은행이 2000년초 어떤 은행으로 각인되고 싶은가.
▲한미은행은은 어느 은행보다 심사역 제도가 잘 돼있다. 자금운용과 대출운용에 강하다는 얘기다. 심사역을 거점까지 보내 네트워크를 설정할 것이다.
이같은 전략도 결국은 「중소기업의 컨설턴트」가 되겠다는 한미은행의 잔기전략과 어우러지는 부분이다. 중소기업을 위한 은행이 되기위해 타깃 어카운트(목표거래선)를 설정하겠다. 우수중소기업을 제1타깃으로 삼아 집중 마케팅을 펼쳐나가겠다. /정리 김영기 기자 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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