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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뉴노멀 시대 오나] 하루 10원 이상 널뛰기 '살얼음판'… 28일 FOMC 때까지 변동성 클 듯

■ 원화값 6개월래 최저

2010년 2분기 악몽 재연 우려

당국, 엔저 탓 개입 쉽지않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6일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외환딜러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6일 시장 모니터를 보던 외환딜러들은 깜짝 놀랐다.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13원50전이나 오른 1,074원90전으로 장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이상 급등한 채 시작한 것은 근래에는 드물었다. 올해의 경우 설과 추석 명절 직후 원화는 크게 출렁이면서 시작은 했지만 그 폭은 더 작았고 머지않아 진폭을 줄이면서 안정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은 진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달 29일 9원40전 급등해 1,050원대에 안착한 원·달러 환율은 2거래일 만에 1,060원대를 돌파했고 숨 고르기를 마치기 전인 6일 1,070원대로 올라섰다. 속도가 빠르다는 얘기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환율의 절대적인 수준보다 변동성 커지고 있는 게 문제"라면서 "변동성이 커지면 기업들은 수출할 때마다 단가를 바꿔야 하고 이는 불확실성을 키워 투자 등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고 말했다.

◇커지는 원화 변동성…2010년 악몽 재현되나=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혼을 뺀 외환당국은 2010년에는 한숨을 좀 돌리나 싶었다. 2008년 4·4분기에는 환율의 하루 등락폭을 뜻하는 '일중 변동폭(일중 최고가-일중 최저가)'이 45원20전에 달할 정도로 외환시장은 다시 출렁댔다. 그러다 2009년 3·4분기 이후 일중 변동폭은 잠시 안정세를 보인가 싶더니 2010년 2·4분기, 외환시장은 다시 돌변했다. 그해 5월25일 원·달러 환율은 35원50전이나 급등(1,250원 마감)하는 등 2·4분기의 일중 변동폭은 12원80전으로 뛰어올랐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스페인발 악재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인이었는데 2008년만은 못했지만 2분기 내내 악몽이었다"고 말했다.

한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9월 한 달간 원·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은 평균 4원90전으로 7개월 만에 최대다.



주목할 것은 원화의 변동성이 올 7월 이후 미국 달러화가 글로벌 강세 기조를 보이면서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 특히 이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까지는 환율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당국도 대응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다. 김정식 한국경제학회장은 "당국도 외환보유액을 풀어 속도조절을 할 수 있지만 FOMC 결정을 앞두고 섣불리 나섰다가 외환보유액만 축낼 수 있어 비용과 이익을 따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엔저 탓에 딜레마에 빠진 통화당국=여기에다 당국이 관망세를 보이는 데는 엔저도 한몫하고 있다. 달러의 강세는 원화뿐 아니라 엔화 등 주요국의 통화를 약세로 반전시켰다. 또 최근의 원화약세는 달러와 엔화가 동시에 강세였던 2010년 등의 상황과도 다르다. 당국이 개입을 통해 원화약세를 막기에는 방정식의 변수가 하나 더 생겼다는 의미다.

최 선임연구원은 "당국도 대응방향을 잡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환율상승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개입하자니 엔화가 더 크게 절하돼 결국 원·엔 환율이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도 "환율의 상승속도가 커지는 게 원화만 겪고 있는 현상은 아니고 모든 통화가 함께 겪는 현상"이라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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