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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외국인 일부 차익실현… 본격 '팔자'는 아닌듯
입력2004-04-16 00:00:00
수정
2004.04.16 00:00:00
김상용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공세로 인해 지수가 8거래일 만에 9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미국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금리인상 가능성과 국내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지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하는 등 펀더멘털 상의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대내외적인 변수로 이 같은 실적 개선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이날 외국인의 매도세가 본격적인 매도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긍정적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 지수가 정점일 수 있다는 판단에 매도를 서두르는 투자자들이 있는 반면 지수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아 추가적인 매수세 유입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16일종합주가지수는 17.43 포인트(1.90%) 떨어진 898.88로 마감했다.
◇ 외국인 매도공세로 3일 연속 조정= 이날 외국인은 거래시간 이전 하나은행 주식 2,015만주(8,454억원)를 자전거래를 통해 거둬들인 것을 제외할 때 거래소시장에서 1,886억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전기전자업종에서만 2,000억원에 가까운 팔자 주문이 집중됐으며, 운수창고업종에 대해서도 200억원을 웃도는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개별종목으로는 삼성전자에 대해 36만여주(2,196억원)의 순매도가 이뤄졌고, 삼성전자(우)도 2만9,000주(109억원)의 매물이 쏟아졌다.
이 밖에 국민은행 110만8,000주(510억원)ㆍ한진해운 126만2,000주(225억원 )ㆍ하이닉스 224만9,000주(283억원) 등을 순매도했다. 대우종합기계로도 96만주(107억원)의 매물이 나왔다.
◇ 외국인 왜 파나= 일단 미국시장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기업 들의 불투명한 하반기 이익 전망이 높아진 데 따른 우려감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주도의 시장 흐름에서 외국인의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감이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금리 인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반도체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하락으로 외국인들의 매물이 전기전자업종에 쏠렸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같은 우려감이 선거일인 지난 15일에 타이완 증시에 타격을 가했던 것을 감안할 때 한국시장에 뒤늦게 반영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 조했다.
미국계 증권사의 한 영업담당 상무는 “외국인이 총선 이후 공교롭게도 매 도세로 전환하면서 정치적 변수가 오히려 확대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커지고 있지만 탄핵정국에서도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돼 왔다”며 “미국에 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외국인의 매도세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불투명한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 외국인 매도심 리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풍부한 외국인의 유동성에 힘입은 그 동안의 상승세와 달리 실적장세로 접어들면서 하반기 실적전망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감으로 인해 차익매물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외국계인 M증권사의 영업담당 이사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은 비교적 긍정적인 것이 사실이지만 주식시장이 기업들의 실적을 선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들의 관심은 3ㆍ4분기이후 하반기 실적에 쏠려있다”며 “그러나 하반기 전망이 상반기보다 개선되기 보다는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외국인들이 1분기 실적시즌에 맞춰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매수와 매도사이에 선 외국인= 외국계 증권사들은 외국인이 한국시장에서 차익실현을 본격적으로 시작할지, 또는 추가적으로 매수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사태와 미국발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적인 변수로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승국 BNP파리바페레그린증권 대표는 “외국인은 기업들의 1ㆍ4 분기 실적 발표 등을 관찰하면서 현 지수대가 정점일 수 있다는 점을 두고 문의를 해온다”며 “대내외적 정치경제 변수의 가변성이 높은 것을 고려할 때 외 국인들 사이에 한국시장에 대한 관점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삼성전자 등 외국인의 투자비중이 높은 종목의 지난 1ㆍ4분기 실적을 보며 믿기 어려울 정도의 놀라운 실적 (Too good to believe)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2ㆍ4분기와 하반기 실적 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미국계 증권사 영업담당 상무는 “해외 자본시장 투자는 자국의 정치경제 환경이 안정된 이후 뒤따르는 것이지만 정치경제 변수가 고개를들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외국인은 해외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김상용기자 kimi@sed.co.kr김상용기자 kim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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