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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황두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경쟁력있는 공기업으로 거듭날것" 대담:박원배 산업부장 wobapark@sed.co.kr 그는 미국 워싱턴 주재원이 보내온 한권의 책을 읽고 오랜 '고뇌'의 돌파구를 발견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Who moved my cheese?). 이 책의 결론은 '변화와 도전'이었다. 그는 그동안 고심해온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황두연(黃斗淵ㆍ59)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황 사장은 "이 책을 임원들에게 읽게했고, 토론을 했고, 변화에 대한 마인드를 조성했고, 지난 10월 1일자로 공기업 최초의 전면적인 팀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KOTRA의 팀제는 단순한 조직변화가 아니다. 연봉제의 확대, 팀장의 공모를 통한 능력 중심의 조직운영이 뒤따랐다. 그리고 "고객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황 사장은 "고객(기업)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계층적 조직구조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사업, 인사, 예산, 평가 등을 성과 중심으로 바꿔 경쟁력있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며 의욕을 피력했다. -전면 팀제를 도입하고 팀장을 공모해 공기업에 새바람을 일으킨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팀제 도입의 배경은 무엇인가. ▲KOTRA는 지난 3년동안의 구조조정에서 인력이 크게 줄고, 업무는 급증, 효율적인 업무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 특히 공기업의 문제 중 하나지만 서비스가 고객중심이 아니라 개인이나 조직중심으로 진행됐다. 이의 근본적인 해결이 팀제라고 생각했다. 황 사장은 "이 과정에서 임직원들이 근무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전체의 30%가 내부결제, 회의등 '비고객부문'에 쓰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 결과는 "비효율적인 조직체계의 개편이 선행돼야 고객만족이 가능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졌고, 이의 구체적인 모습이 팀제였다. -공기업과 팀제는 잘 어울리지 않는데. ▲해외 성공사례를 연구하고, 책으로 소개된 일본의 성공기업의 경영자, 컨설턴트들을 두루 만났다. 첫번째 고민은 공기업에서 어떻게 동기를 유발할 것이냐였다. 팀제는 '자율경영 책임조직'이다. 팀제는 '사장의 의지'보다 '직원들의 뜻'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직원들은 의외로 적극 호응했다. 업무에서 손을 떼기 시작하는 직급인 1급(처ㆍ실장)들이 팀장을 받아들였고, 2~3급(차ㆍ부장급)도 경쟁을 통해 팀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시한게 인식의 전환이었다. 6개월 동안 "고객을 선정하라""고객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라"고 강조했다. -내년부터는 해외무역관장까지 공모하기로 했다는데 사실인가. ▲팀장을 공모했는데 성과가 좋다.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할 수 있고, 자율적으로 일한다. 특히 실력을 기르지 않고 팀장이 될 수 없는 시스템이 됐다. 내년에는 해외조직망으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직원들이 희망하고 적성에 맞는 직무를 맡아 능력을 최대화 할 수 있도록 경력개발계획(CDP)도 도입했다. 개인의 능력이 향상돼야 조직의 발전이 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공기업을 대상으로한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KOTRA는 별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 ▲모든 사업계획에서 고객이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공기업은 자기만족 속에서 살았다. 고객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바라는지 보다 계획을 세우고 그것에 참가하라고 외친 꼴이다. 내년 사업계획은 고객을 중심에도 짰다. 본사에서 내려보내던 기존 방식은 사라졌다. 을 뒤집은 것이지요. 분명히 과거와 달라졌다는 것을 자신한다. 이를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고객센터를 설립할 것이다. 중소기업의 해외마케팅을 종합적으로 컨설팅하고, 해외 무역관을 중소기업들이 지사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지사화 사업도 강화할 것이다. 특히 외부 용역을 통해 주요 사업에 대한 고객만족도 평가를 강화하고, 수익을 낸 팀에게 높은 점수를 제공할 것이다. 이는 현재 10% 수준인 성과급 연봉제를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진행할 것이다. 황 사장은 인터뷰의 상당부분을 변화와 개혁에 할애했다. 그의 얘기를 들으면서 한가지 분명해 지는게 있었다. 그의 구상이 자리를 잡는다면 최소한 'KOTRA에 철밥통은 없다'는 것이다. 그런 확신속에 화제를 바꿨다. -내년 우리나라 수출여건이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역진흥기관으로서 내년도 수출전망은 어떻게 보는지. ▲11월 말까지 수출은 1,510억달러로 지난해 실적(1,440억달러)를 넘어섰다. 연말까지는 1,740억~1,77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무역관을 통해 현지시장 여건에 대한 보고를 종합할 때 내년에는 올해보다 12% 가량 늘어난 1,950억~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 황 사장은 이 증가율이 '매우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MF 구제금융 이전 10년을 보면 12% 이상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한 해는 두 번밖에 없었다. 또 90년대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9%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는 내년도 수출전망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자는 뜻이 담겨있다. 황 사장은 "현지 무역관의 보고에서 일본, 중국, 러시아, 중동 등의 수출여건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며 '희망과 의욕'을 강조했다. -KOTRA가 내년에 역점을 둘 수출 지원전략 사업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부품ㆍ소재산업의 수출지원이다. 지난해 부품소재ㆍ기계류의 대일 무역적자는 106억달러에 달했다. 이제 국산부품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다. 더구나 일본을 비롯 미국, EU 등 선진기업들은 아웃소싱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 필수과제가 되고있다. 예를 들어 국내 전기관련 부품업체들의 경쟁력은 세계적이다. 일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 수출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인지도가 너무 낮다. 대책은 적극적인 마케팅을 펴는 것이다. 플랜트와 정보통신 관련 제품ㆍ기술수출도 유망분야다. 환경ㆍ화학 등 소규모 플랜트 수출은 동남아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다. 벤처기업들이 개발한 기술과 제품 수출도 KOTRA가 적극 지원할 것이다. 황 사장은 "수출을 지원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 구축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KOTRA의 무역관은 국내 지방무역관 10와 전세계에 101개나 되는 거미줄망을 갖추고 있다. 황 사장은 "이를 연결하는 정보망을 정비하고, 외부로는 사이버무역시스템인 '실크로드21'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벤처기업의 지원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과 관련, "벤처기업 지원 종합정보 창구인 사이버 벤처정보 센터를 운영, 사이버를 통한 수출과 투자유치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열린 한ㆍ일 심포지엄에서 그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아시아 경제위기가 FTA를 논의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9월 한ㆍ일 정상회담에서는 한ㆍ일비즈니스포럼을 설치하기로 했고, 민간차원이 논의도 본격화 되고 있다. 최근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FTA 추진에 따라 대일 무역적자의 급증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과 우리나라가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투자지원제도를 마련했으며 앞으로 노사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맞춰 일본도 성의있는 자세로 경제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한ㆍ중ㆍ일 3국 관계에 어떤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는가. ▲중국은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는 WTO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아직 법체계와 시장관리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가입을 연기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늦어도 내년 중에는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수출은 단기간에 크게 늘어나기는 어렵다고 본다. 중국이 관세인하 및 비관세 장벽 철폐조치가 상당히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에 최혜국 대우가 공여돼 수입쿼터삭감, 수입관세인하, 비관세장벽철폐 등에 따른 수입증가가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자동차, 전자부품, 기계류 등 385개 품목에 대한 비관세장벽이 8년 이내에 폐지될 것으로 보여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정리=조영주기자 yjcho@sed.co.kr 사진=신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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