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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대란’ 뺨친 ‘개스난’

주민 15% 2주간 `19세기식 생활`정상회복까지 수주 이상 걸릴 듯 뉴욕의 `정전대란`이 기계화된 현대 도시에 전력공급이 끊길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할 것인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면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개솔린 소동`은 개스가 대도시 주민들의 일상에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확실히 일깨워주었다. 피닉스 주민들은 지난 8일 이후 2주동안 `개솔린 전쟁`을 치렀다. 엘파소와 LA에서 피닉스로 들어오는 송유관중 하나가 터져 개솔린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1,000여개소의 주유소 가운데 70%가 문을 닫았고, 주민들은 개스를 구하기 위해 저마다 아우성을 쳤다. 애리조나는 자체 정유공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인구 330만명의 피닉스 지역은 외부와 연결된 이들 2개의 송유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파열된 송유관을 소유한 킨더 모건 에너지사가 임시 방편으로 송유관을 투산으로부터 우회시켜 이번 주말에 개솔린 공급을 이전 수준으로 복원시킬 것이라고 21일 발표했으나 피닉스 시민들이 정상을 되찾을 때까지 수주가 걸릴 전망이다. 송유관 수리에 얼마나 걸릴지 현재로선 알 도리가 없다. 개솔린을 구하기 위한 피닉스 주민들의 노력은 가히 필사적이었다. 문을 연 주유소를 찾기 위해 운전자들은 몇시간 동안 거리를 누볐으나 어쩌다 운좋게 찾아낸 주유소 앞에는 반마일에 걸친 행렬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4시간 이상을 기다리다 차례가 돌아오기 전에 개솔린이 동이 나 버리는 바람에 헛품만 판 운전자들도 한둘이 아니었다. 개솔린 가격은 폭등에 폭등을 거듭해 평균 갤런당 2달러로 뛰어올랐고 일부 주유소는 갤런당 4달러의 바가지 요금을 씌워 원성을 사기도 했다. 자동차 행렬이 개솔린 탱커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이나 길가에서 2갤런 짜리 비상용 개스통을 판매하는 행상인들의 모습은 일상의 풍경이 되어 버렸다. 셰브론 탱커 운전사 릭 그로세는 “주유소로 가는 길에는 자동차들이 긴 행렬을 이루며 뒤따라온다”며 “탱커 운전사들이 영웅이 됐다”고 너털웃음을 날렸다. 개솔린 절도가 급증함에 따라 피닉스 경찰은 시민들에게 자물쇠로 잠글 수 있는 개스 뚜껑을 구입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교통국에 따르면, 피닉스의 교통량은 무려 15% 감소했다. 개스 품귀현상에 화가 난 유권자들은 자넷 나폴리타노 애리조나 주지사가 이런 와중에서 타지로 출장을 가버리는 등 사태에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나폴리타노 주지사는 유사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만반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100도 이상에 달하는 땡볕아래 개스를 채우기 위해 몇시간씩 줄을 섰던 피닉스 유권자들은 `주지사 소환투표`를 입에 올리며 흥분하고 있다. <우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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