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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관 투자가와 국제기구, 다국적 기업들이 참여하는 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ICGN) 연차총회가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막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기관 투자가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오설리번 호주퇴직연기금협회(ACSI) 협회장은 총회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흥시장은 성숙한 시장보다 위험도가 높아 투자시 지배구조를 무엇보다 비중 있게 평가한다”면서 “투명도가 높아지고 있는 신흥시장에 매우 고무돼 있다”고 밝혔다. 최혜원 미국교직자연금(TIAA-CREF) 수석 부사장 역시 “신흥시장에 큰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데 지배구조 측면에서 매우 전망이 밝다”면서 “주주 권리와 기업 투명성 향상 등을 볼 때 신흥시장을 크게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 카게 일본 연기금협회(PFA) 최고투자책임자(CIO) 또한 “전문 인력을 고용해 신흥시장의 기업구조를 평가하는 게 세계적 추세”라며 “요즘이 신흥시장의 지배구조를 평가하기 적당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지배구조 전문가인 이라 밀스타인 예일대 교수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과오가 발견됐을 때 이를 고치고 발전해나갈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민주주의 국가이면서 주주의 활동이 왕성한 한국은 지배구조 개선 전망이 밝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팔자’ 추세가 지속되는 것에 대한 질문에 장피에르 헐리벅 AXA자산운용 부회장은 “원화가 저평가되면서 한국 경제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하지만 한국은 5%의 경제성장률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장하성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원장은 “최근 새 정부가 경영권 방어를 정책 어젠다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자유시장경제체제에 반하는 것”이라며 “경영권 방어는 경영 성과로 하는 것이지 법으로 특정 주주의 지위를 강하게 해주는 방식은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장 원장은 ‘장하성펀드’에 대한 성과 논란에 대해서도 “‘장하성펀드’에 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는 것은 퍼포먼스가 나쁘지 않다는 뜻”이라며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가 단기간에 성과를 낸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조만간 투자 기업들과 함께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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